살다 보면 눈비도 내리고 바람도 불고

곽윤섭 2014. 10. 14
조회수 6909 추천수 0
7월 테마평 공유 <날씨 왜 이래?>

 

테마평 공유합니다. 주말을 이용해 강의를 하고 있는 사진강좌 <곽윤섭기자의 사진클리닉>의 졸업생들이 진행하고 있는 테마에 관한 짧은 평입니다. 2014년의 테마는 ‘여행’입니다. 1월-역, 혹은 정류장, 2월-길, 어디로, 3월-누구랑 가니? 4월-거기서 만난 사람들, 5월-좀 쉬어가기, 6월-먹고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라, 7월-날씨 왜 이래? 까지 진행했고 8월엔 <카메라가 있는 풍경>을 진행했습니다. 테마평 업데이트가 늦었습니다. 담주에 바로 8월치도 올리겠습니다.

 

10.JPG » 10번: 이번 달에 올라온 것 중에서 제일 훌륭한 사진이다. 망연자실. 체념의 경지에서 환경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자세다. 슬리퍼의 꽃무늬가 기가 막힐 정도로 어울렸다.

 

 

두 가지로 읽었다. 하나는 여행을 형성하는 여러 요건 중에 꽤 비중이 큰 변수인 ‘날씨’라고 생각한 것이고 또 하나는 그 날씨를 소재로 삼은 에피소드다. 둘이 같아 보이지만 다른 것은 첫 번째 날씨는 여행을 힘들게 한 날씨였고 두 번째 것은 좋지 않은 상황의 날씨를 즐기거나 받아들인 반응(리액션)이다. 지난 테마에서 두세 번 언급했던 것처럼 인생은 하나의 긴 여정이란 점은 이제 더 설명할 필요 없이 기본적인 접근이다.
 테마가 정확했다. 날씨 왜 이래? 예상치 못했다는 뜻이다. 날씨가 좋아졌을 때를 포함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곤란하다. 자 그러므로 이번 테마는 험한 날씨와 조우한 여행자가 잘 드러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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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험한 날씨가 이어지다가 무지개가 떴다는 뜻인데 글쎄 테마를 잘 이해한 것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다. 어떻게든 무지개는 동화이며 이상향이며 그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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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그렇다. 이런 접근이 이번 테마의 기본이다. 궂은 날 때문에 장사를 공치게 된 어떤 자영업자의 인생을 보여주려고 했다. 비가 더 잘 보이게 할 방법이 없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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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해가 나든 비가 오든 구름이 끼든 모든 날씨는 날씨다. “왜 이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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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좋다. 한 표를 쾌척한다. 의상에 걸맞지 않은 힐을 신은 여인네가 사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 하나로 모든 게 해결되었다. 날씨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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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2번과 달리 비는 굉장히 잘 보인다. 그런데 뭐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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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 시선을 끌었다. 읽어보려고 노력했다. 읽을 것이 없다. 5번은 아예 읽을거리를 제공하지 않았던 반면에 이 사진은 뭔가 거리는 있었는데 읽을 수가 없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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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인생을 이만큼 살다보면 이런 날씨 정도는 별 감흥이 없다는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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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 이번 달의 테마는 사람이 드러나지 않으면 표현이 힘들다.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 사진이다. 사람이 보였으면 훌륭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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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 그날 바람 정말 세게 불었다. 카메라를 의식한 가증스러운 포즈이므로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 포즈를 짓기 전에 자연스럽게 찍었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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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 반듯하게 잘 찍는 분이다. 그러나 테마와 조금 거리가 있다.
 

 

12.JPG

12번: 이게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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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번: 표정이 보였으면 금상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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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번: 월드컵인가? 록 콘서트장인가? 뭔지 짐작이 어렵다. 덥다는 느낌을 전해주는데는 성공했으나 그 다음을 읽어낼 수가 없어서 표를 던지지 않았다. 이것은 물론 전적으로 나의 개인적인 한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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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번: 잘 찍었다. 거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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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번: 그렇다. 테마를 공략하는 방법 중에 가장 돌직구 같은 접근이다. 한 표. 이렇게만 테마를 해석할 수 있다면 사진 잘 찍는 사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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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 구름이 예술이다. 구름만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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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 날씨가 예술이다. 그리곤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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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번: 테마를 이해한 사람의 선택이다. 테마를 이해했으나 연결하는 힘이 부족했다. 날씨 왜 이래……. 그리고 그걸 보여주지 못했다는 뜻이다.
 
 휴가철이라서 그런지 응모숫자가 퍽 줄었다. 고생하시는 테마지기들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사진을 올리면 좋겠다. 물론 평을 쓰는 입장에선 숫자가 적을수록 좋긴 하지만 숫자가 많았을 때의 그 불편한 짜증이 막 그립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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