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우니 시원한 사진이라도 보여드려서 잠시 더위를 잊게 해드리고 싶어졌다.
울릉도엔 국내 유일의 바닷속 전망대가 있다. 울릉군 북면 천부리에 있는 <천부 해중전망대>가 바로 그것이다. 아주 잠깐 이해가 안 되었다. 서울 N 타워는 공중에 탑을 쌓아 올려 하늘 풍경을 바라보는 곳이다. 나는 바닷 속의 땅을 파고 들어가서 유리창을 냈다고 착각했다. 해저 땅속에 유리창을 내면? 그냥 땅속이다.
<천부 해중전망대>는 천부리 앞 바다 수심 6미터 아래에 탑을 만들어 관람창으로 바닷속을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아쿠아리움이라면 인공적으로 건물을 만들어 물고기를 가두어둔 곳인데 여기는 실제 바다이며 저 어류들은 언제든지 이 창문 앞을 떠날 수 있는 구조다.
따지고 보면 사람이 물고기를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들에게 사람을 구경시켜주는 곳이라고 해도 되겠다. 갇혀있는 것은 사람이다.
물론 사람들은 10분 정도 머물다가 나가니 갇혀있을 일 없다. 그런데 물고기로선 수시로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어이 사람 구경 가세"
날씨가 덥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 하늘 색깔이 비현실적으로 파랗다. 도동선착장.
» 해중전망대 전경. 난공사였다고 한다. 동해바다 아닌가.
» 파도와 바람이 센 겨울철에는 휴장하기도 한다.
» 이렇게 생겼다. 횟집 수족관이 생각났으나 이내 생각이 바뀌었다. 역지사지.
» 창밖을 찍으려면 실내를 어둡게 나오도록 노출을 조정해야하는 것은 상식이다. 실제로 실내는 전혀 거동에 불편이 없을 정도로 밝다.
» 벵에돔이 가장 많았다.
» 눈으로 볼 때 이 정도 밝기가 유지된다. 그런데 이 사진은 플래시를 친 것이다. 어두운 창 밖과 전망대 안의 노출을 맞춰주려면.
» 헛! 이게 뭐야?
» 보시다시피 이렇게 물고기들을 전망대쪽으로 유인한다. 사람들이 보기 좋으란 의도다. 그런데 물고기들 입장에선 먹이도 먹고 사람 구경도 하고.. 남는 장사다.
» 전망대 내부에는 이곳에서 볼 수 있는 어종을 사진과 함께 설명해두고 있다.
천부 해중전망대는 2015년 7월에 문을 열었다. 입장료는 4천원. 그 정도 가치는 충분히 있다. 나로서는 친환경적인 시설이라 생각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물고기를 가두어두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상어나 고래나 문어를 보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