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질공원 생성의 비밀> 사진 동행취재 후기 <2>
지질공원 사진취재를 위해 전국 여러 곳을 다녔다. 그러고 보니 4월 제주도, 6월 백령도와 대청도, 7월 울릉도까지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의 남해, 서해, 동해를 두루 방문했다. 운이 좋게(?) 백령도에선 기상악화로 하루 묶이기도 했다. 한반도의 여러 곳에서 수시로 입이 떡 벌어지는 풍경을 만났다. 가장 장엄한 장면을 하나만 꼽는 어리석음을 저지르고 싶진 않다. 따라서 순위를 정하는 것은 아니고 평소에 볼 수 없었던 특이한 장면을 기억나는 대로 하나씩 나열해보겠다.
1. 강원도 고성 운봉산 현무암 주상절리 너덜
멀리서 볼 때는 실감이 나질 않았다. 갈색으로 뭐가 보이는데 사태가 나서 무너져내린 토사층 같기도 하고 그랬다. 점점 가까이 접근하다 보니 놀라웠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욕심이 나서 끝까지 올라가 보기로 했는데 저기 보이는 육각 혹은 다각형 기둥의 크기는 하나가 사람의 몸뚱이보다 더 컸다. 60도 이상으로 경사가 가파른 곳이었으므로 한 발을 내딛을 때마다 제곱으로 힘이 들었다. 거대한 연필공장에서 불량품이 대량으로 나와 폐기처분하려고 쌓아둔 것 같기도 했고 신전을 버티고 있던 기둥이 무너져버린 폐허처럼 보이기도 했다. 사람이 서있기 때문에 실제 크기를 추측할 수 있지만 만약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면 작은 자갈을 쏟아놓은 것처럼 보일 것이다. 서있던 주상절리들이 무너지면서 계곡을 따라 쏟아져 내려 너덜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길게 이어진 곳이 사람의 맨눈에 확연히 보이는 곳은 한반도에서 이곳이 가장 큰 규모가 아닌가 싶다. 위성지도로 보니 직선거리가 360미터쯤 되는데 실제 산에선 대각선거리이므로 500미터는 족히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2. 이해를 돕기 위해 다른 지역의 주상절리를 몇 군데 더 소개한다.
» 경주 양남
» 청송 급수대
» 연천 고문리
» 재인폭포 주상절리, 거꾸로 매달려있다. 얼었다가 녹았다가를 반복하면 언젠가는 쏟아져 내릴 것이다.
» 경주 양남, 동그랗게 무너져내린, 아주 드문 주상절리다. 이 곳에 가면 주상절리빵을 판다.
3. 다음으론 재미있게 생긴 지질사이트를 모아봤다. 재미있게 생겼다고 했지만 저렇게 형성되는 과정은 지구별이 지켜봤을 뿐이지 사람의 재주로는 볼 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전설로 남고 지구별의 지질역사로 남을 뿐이다.
» 강원도 고성 능파대
» 전북 부안
» 전북 부안 모항
» 울릉 나리분지, 나는 여길 보는 순간 농장에서 작물을 키우던 스마트폰 게임이 떠올랐다. 왜 물을 주면 쑥쑥 자라고 새로운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그 게임...
» 대청 답동
» 대청도
» 대청도 해안 절벽, 하나의 바위처럼 보이지만 저기 가마우지를 보면 이곳의 규모가 보인다.
» 울릉. 이것은 실제 크기가.... 위에 풀이 돋아난 것을 보라.
» 백령도 중화동. 지질학에선 종종 사진만으로 크기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따라서 저기 암석에 얹어둔 <스케일>로 규모를 가늠한다.
» 대청도 해안 동굴
» 전북 진안 마이산 타포니
» 무주 구상화강편마암
» 백령 남포리
» 백령 두무진 근처 해안, 누가 바위를 저기 끼워놓았.... 퍽!
» 백령 사곶
» 백령 두무진
» 청송 백석탄, 지구온난화로 녹아내리고 있는 극지방의 빙산이 떠올랐다. 앉고 싶은 의자...
» 청송 백석탄
» 연천 은대리 판상절리. 위에 있던 것이 깨져서 쏟아져 내렸다. 그 순간에 저길 지난다면? 헉
» 연천 전곡
» 연천 전곡 습곡
» 경북 영덕 점박이바위, 누가 껌을 붙여 놓은줄... 퍽퍽
» 울릉 도동항
» 울릉 도동 해안 타포니와 해식동굴. 대마왕의 소굴 같지 않은가?
» 울릉 나리분지 넘어 성인봉 가는 길의 부석층. 실제로 현장에선 분화구 속처럼 느껴졌다.
» 울릉 나리분지 원시림. 저 식물의 이름은 섬바디. 우리말이다. 섬에 있는 바디나물의 종류.
» 제주 수월봉 절벽에서 떨어져나온 응회암. 누가 매트리스를 버린 줄 알았다. 만져보면 대단히 부드러운 스폰지 케익이.... 전혀 아니다.
» 전북 진안 운일암 인근. 저기 가운데 동그란 바위는 굴러떨어지다가 저기 콕 박혔다. ㅋ ㅋ
4. 마지막으로 사람의 형상을 떠올리는 암석이나 봉우리들을 모았다. 그리고 실제로 암석을 이용해 사람들이 만든 석상도 몇 개 같이 나열했다. 사람은 어디서든 사람 얼굴 모양을 찾아내려 한다. 얼굴을 인식하는 것은 눈과 코와 입의 위치와 비례다.
» 경주 남산. 입술이 빨갛게 된 것은 누가 칠한 것이 아니고 다른 종류의 암석이라서 저렇다.
» 소청
» 연천 좌상바위
» 울릉 나리동 투막집. 판단 정지. 퍽퍽퍽
» 제주 송악산
» 경북 청송
» 전남 화순
» 전남 화순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