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질공원 생성의 비밀> 사진 동행취재 후기 <1>
» 머리가 다 빠져서 한 올이 남은 것 처럼 보였다. 역시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내가 근무하는 부서는 <한겨레신문사> 편집국 라이프에디터석이며 그 아래 두 개의 팀이 있다. 하나는 ESC팀이며 또 하나는 삶과행복팀이다. 나는 그 중에서 ‘삶과행복’팀 소속이다. 팀 이름이 명품이라 어디서든 명함을 건네면 다들 한참 쳐다본다.
삶과행복팀 안에 웹진인 사진마을이 있고 물바람숲이 있고 휴심정, 사이언스온, 베이비트리도 있다. 지난 8개월여 물바람숲의 조홍섭 환경전문기자와 함께 <한반도 지질공원 생성의 비밀>취재에 동행하여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무척 행복했다. 그동안 찍었던 사진을 쭉 모아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반도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
상상력의 근원은 자연에서 나오는구나.
지구별에서 인류란 참으로 미미한 존재구나. (여기까지 진지한 모드였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했지? (가장 자주 든 생각이다. 도대체 지구에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지질학적인 접근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의 물바람숲을 참고하도록 하고 나는 사진을 중심으로 몇 차례에 걸쳐 한반도의 지질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상상력의 근원은 자연에서 나오는구나
길게는 몇 억 년 전, 짧게는 몇천 년 전에 형성된 암석들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다. 크게 세 가지 순환활동, 즉 물의 순환, 암석의 순환, 그리고 구조적 순환에 의해 모양을 갖추었다. 물의 순환은 강수와 증발이며 암석의 순환 과정에선 생성과정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여 마그마의 냉각과 고결에 의해 생성되는 화성암, 물 바람 얼음 등에 의해 가라앉아 쌓여서 형성된 퇴적암, 그리고 높은 온도나 높은 압력으로 생성되는 변성암이 있다. 구조적 순환은 주로 지구 내부의 지열에너지와 압력으로 마그마가 상승하여 궁극적으로 판의 운동을 야기하는 순환이다. 순환이란 표현에 들어있듯 이런 과정은 돌고 돈다. 비가 내리고 강과 바다의 물이 다시 증발하여 올라간다. 암석도 성질이 돌고 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순환과정의 거의 대부분을 눈으로 볼 수가 없다. 순환과정의 어느 단면이 드러난 시대에 살고 있을 뿐이다. 2016년에서 또 몇 백, 몇 천, 몇 억년이 지나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지질이 지구를 덮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마도 그때 인류는 생존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
지질공원에서 사진을 찍어보니 뭔가 닮은 꼴들을 수시로 목격하게 되었다. 누가 누구를 모방했을까? 순서상 인류가 태어나기도 전에 형성된 지형들은 지구적 운동이 만든 것이니 결국 사람들이 지질을 모방하여 이름을 붙이고 이용하고 흉내를 낸 것이다. 보는 각도와 시간대와 날씨에 따라 아주 다르게 보일 수 있는데 결정적인 것은 보는 사람의 심성과 의도다. 음흉한 사람에겐, 또는 마음씨 착한 사람에겐, 또는 엉뚱한 사람에겐 각각 다르게 보일 것이다.
그러므로 아래에 소개하는 지질적 형태에 대해 현지에서 혹은 학술적으로 부르는 이름은 최소한으로 제공할 터이니 각자 뭐로 보이는지 감상하기 바란다.
창의력의 근원은 자연에서 출발하는구나.
» 이것은 마치!!!
» 페퍼라이트
» 이 세 사진은 모두 같은 바위다. 뭐로 보이는가
» 주상절리의 꼭대기를 걷고 있는 것이다.
» 누가 이랬지?
» ? 살아있었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