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사진전-이 한 장] 6. 유니크(Unique)
‘로이터 사진전-세상의 드라마를 기록하다’가 개막되었다. 9월 25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열린다.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은 휴관. 오전 11시에 문을 열고 오후 7시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오후 8시에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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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터/빅토르 프라일레
» ⓒ로이터/카힐 맥노턴
일곱 개로 나눠진 전시장에서 관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단연 세 번째 방인 ‘유니크(Unique)’다. 이곳은 전체 전시장 안에서 유일하게 사진촬영이 허용된 곳이기도 하다. 이 방은 밝아서 보도사진이란 이름이 주는 무게 때문에 다소 무거워 보이는 전시장의 분위기를 한 방에 전환시키는 공간이다.
이 방의 사진은 색의 향연으로 규정되어 있다. 다른 방과 다르게 개별 사진설명도 없다. 굳이 설명을 읽지 않아도 좋다는 뜻이기도 하고 보도사진도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예술사진과 다를 바가 없어서 그냥 보기만 하여도 미감이 느껴진다는 최근의 추세를 반영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한 장 한 장이 아름답고 신기하며 코믹한 사진도 꽤 많이 숨어 있다.
이 방의 사진을 보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좌우 반전의 힌트를 찾아내는 것이다. 양쪽 벽의 사진들은 완전히 동일한데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과 좌우가 바뀐 상태로 걸려있다. 양쪽을 다 비교해서 봐도 원래의 좌우를 구분할 수 없는 사진이 훨씬 많지만 몇 장은 한 눈에 좌우의 도치를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두 손을 포개고 있는데 어느 쪽 손이 위에 있을까? 사람의 얼굴은 좌우를 구분하기 힘들지만 문자와 숫자는 뒤집혔을 때는 한 눈에 알 수 있다. 그 외에 또 있다. 과연 사람은 무엇으로 좌우를 구분할 수 있을까?
사진의 내용보다는 색채에, 사진의 구성보다는 형태에 더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감상 자체도 편하다. 사진은 다름 아닌 ‘시공간의 잘라먹기’란 점을 의식하고 이 방의 사진들을 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사진가는 이 사진에서 어느 선에서 프레임을 끊어냈는지를 살펴보자는 뜻이다. 그 미묘한 결정이 사진의 형태를 바꿔 놓는다. 따라서 평범한 프레이밍과 의도적인 생략 또는 압축이 사진찍기의 기본임을 배우면서 호흡을 고를 수 있는 방이다.
슈퍼맨이 하늘을 날고 빗자루를 탄 마법사가 달을 배경으로 밤하늘을 유영하는 사진이 시선을 끈다. 이것은 그림이 아니고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다. 상상의 세계를 사진으로 재현하는 쾌감은 사진가들의 로망이다. 이 더운 여름을 환상적인 사진과 함께 식혀보자.
추신: 반가운 소식 한가지!
그동안 전시장을 찾았던 관람객들의 의견을 수렴해보니 한 시간 정도는 관람해야 할 내용들인데 잠시라도 쉴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이 있었다. 이 같은 의견을 전해들은 전시 주최 쪽에서 ‘지구별 탐험(Travel on Earth)’방에 의자를 설치했다. 소통이 되는 대한민국 만세. 한겨레 만세^^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