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사진전-이 한 장] 5. 지구별 여행(Travel on Earth)
‘로이터 사진전-세상의 드라마를 기록하다’가 개막되었다. 9월 25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열린다.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은 휴관. 오전 11시에 문을 열고 오후 7시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오후 8시에 문을 닫는다.
» ⓒ로이터 / 야니스 베흐라키스, 노르웨이 메스테르빅 마을 근처 북극권 북쪽에 설치된 산악캠프 너머로 오로라(북극광)가 보인다. 2014. 09. 30
» ⓒ로이터/토마스 페터, 서울 창경궁에서 관람객들이 그림자극 공연을 구경하고 있다. 2015. 05. 06
» ⓒ로이터/프랑시스 르누아르, 개들이 노르웨이 북극 스피츠베르겐 섬의 눈 덮인 평원을 가로질러 이동할 썰매를 끌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07. 04. 26
1839년 1월 7일 프랑스 과학청에서 사진술의 실용적 과정이 처음 공표된 뒤 과학청의 회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몇 번의 실험을 더 거쳤다. 프랑스 정부는 니엡스의 아들과 다게르에게 연금을 주는 조건으로 사진제작술을 사들였고 이 발명품을 전세계에 무상으로 선물했다. 1839년 8월 19일 사진제작기술의 완전한 사용설명서가 출판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뭐든지 찍기 시작했다. 뭐든지 최초였다. 그림으로 전해지던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사진으로 등장했다. 아프리카, 아시아 대륙의 모습도 속속 유럽인들에게 사진으로 전파되었다. 그때부터 20세기 후반 텔레비전이 가정에 보급될 때까지 사진은 전세계인들에게 으뜸가는 볼거리였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나 라이프 같은 화보 잡지들의 전성시대였다. 사진가들은 남들이 찍지 않았던 최초를 찾아 점점 오지를 향해 돌진했다. 따라서 이때의 사진가들은 지구촌의 탐험가와 다를 바가 없었다.
이제 안방이 아니라 손바닥에서 컬러 동영상으로 이것저것 다 볼 수 있는 시대가 왔지만 여전히 낯선 곳의 이국적인 이미지는 사람들의 가슴을 흔들어놓고 여행충동을 자극한다. 이제 더 이상 새로운 곳은 없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 가장 추운 곳, 가장 깊은 곳, 가장 울창한 곳까지 모두 알려졌다. 직접 그곳에 가본 사람은 몇 없다. 게다가 일반인들로서는 평생 그런 곳에 갈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사진가들의 도움으로 우리는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로이터사진전-세상의 드라마를 기록하다’에서 우리는 로이터 사진가들의 도움을 받아 별천지를 구경할 수 있다. 전시장의 네 번째 방 ‘지구여행(Travel on Earth)‘에는 극지방의 오로라도 있지만 서울도 있다. 오래된 인간의 건축물도 있고 개의 집도 있다.^^
누군가에게 이국적이란 것은 누군가에겐 친숙한 이미지일 수도 있다. 멀리 가야만 낯선 것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내일은 오늘과 다르고 사진은 늘 새로움을 찾아 떠난다. 사진가는 만인을 대변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찾아가는 개척자다. 오늘도 북극에서 사막에서 툰드라에서 아마존에서 남대문시장에서, 또는 그 어느 모를 곳에서 익숙한 것이라 하더라도 낯선 앵글로 새롭게 찍으려고 애쓰는 세상의 사진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