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본 것과 사진으로 찍히는 것이 달라지는 현상을 피하는 방법 중 가장 먼저 드리는 조언은 복잡한 구성을 피하라는 것입니다. 얼핏 난센스 퀴즈의 답처럼 들리겠지만 요긴하기도 하고 잘 실천에 옮겨지지 않기도 합니다. 찍고자 하는 주인공을 하나만, 또는 필요한 경우 주인공에 조연 하나만 추가로 등장시켜 단순한 배경에서 찍으면 됩니다.
예를 들자면 사막을 배경으로 사람 하나와 낙타 한 마리를 찍으면 헷갈릴 일이 없습니다. 프레임의 구성을 최대한 단순화시키는 것은 분명히 좋은 방법의 한 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우리의 생활공간 주변에서 사막처럼 단순한 색상의 공간배경을 찾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회색의 담을 배경으로 연인을, 하늘을 배경으로 까치 한 마리를, 붉게 물든 먼 산을 배경으로 소나무 한 그루를, 검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낚시배 한 척을 찍는다면 눈으로 본 것과 사진으로 찍히는 것이 달라질 확률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단순한 배경 이른 아침 깔끔한 하늘을 배경으로 까치가 날아드는 순간을 찍은 것이다. 이 사진이 시선을 끄는 이유는 단순한 배경을 잘 이용했기 때문이다. 사진=동구리
건물의 공제선이 만든 공간 사이로 비행기가 지나가고 있다. 이 사진의 구성요소는 대단히 단순하다. 사진이 좋고 나쁨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쉬운 것부터 접근해보자.
사진가마다 특색이 있어서 어떤 이는 여백을 강조하는 구성을 하고 또 어떤 이는 복잡한 구성을 즐겨 시도하기도 합니다. 브레송과 같은 시대를 살면서 파리의 뒷골목을 기록했던 윌리 호니스는 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길 즐겼습니다. 그래서 그의 사진엔 가로등, 가게, 행인, 나무 등 구성요소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주인공과 별개로 조연 등 보조출연자를 많이 쓴다는 이야깁니다. 그럼에도 깔끔한 구성을 할 수 있었으니 뛰어난 사진가라 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구성과 복잡한 구성의 두 사진을 맞대놓고 어느 것이 더 좋으냐는 식으로 겨룰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복잡한 구성의 사진이 더 난이도가 높은 것만은 사실이니 처음엔 간명하게 구성을 하여 깔끔한 프레임에 익숙해지도록 하고 차츰 자신이 붙으면 구성 요소를 하나 둘 늘려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평소 사진을 어려워 하고 또 자신의 사진에 불만이 많았던 분들은 이런 접근에 익숙지 않았을 것입니다.
글 사진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