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용의 사진전 ‘사진, 말 없는 시’가 4일부터 31일까지 경남 양산 청조갤러리에서 열린다. 청조갤러리는 사진마을 작가마당을 통해 연재하고 있는 강미옥 작가가 관장으로 있는 곳이다. 유병용 작가의 대화는 4일 오후 7시로 예정되어 있다. 유병용 작가는 5년 전 김삼환 시인의 시와 유 작가의 사진을 모아 ‘따뜻한 손’이란 책을 낸 적이 있다. http://photovil.hani.co.kr/288478
시와 사진의 결합이란 점은 같으나 이번 전시의 작품은 사진과 시, 모두 유병용 작가의 것이다. 전시를 앞두고 오늘 새벽 서울에서 출발해 경남 양산 청조갤러리에 도착한 유병용 작가와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사진마을에 <따뜻한 손>을 소개하고 5년이 되었다. 이번에도 사진과 시의 결합인데 언제부터 이런 형태에 관심을 두었나.
“굳이 손꼽아 본다면 1988년에 첫 번째 개인전인 ‘장미’전을 했으니 올해가 30년째고 여기저기 옮겨다니면서 한 전시까지 포함하면 개인전만 25번째다. 사진 시작의 아주 초기는 아니지만 90년대 초반부터 글과 사진을 같이 묶고 있다. 내가 은행에서 근무했는데 당시 은행엔 시인들이 많이 계셨다. 김광림 시인도 외환은행에 계셨지. 그분들이 주변에 있으니 아무래도 시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월간 <시사금융>이란 잡지에 사진과 시의 결합 형태로 연재한 것이 30년 되었다. 1년이면 12개, 10년이면 120개다. 그걸 묶어서 2006년에 <포기해봐 뭔가 있을 거야> 사진집을 내고 사진전시도 했다. 그 이후에 연재한 것을 다시 모아서 지난 해 10월에 갤러리 맥에서 전시하고 올해 5월에 대한민국국제 포토페스티벌에도 참가하고 대청댐 물문화관과 지난주 서울시립목동청소년 수련관과 와와갤러리를 거쳐 오늘 양산에 있는 청조갤러리에 이르게 되었다. 전국 순회전 같은 느낌이다.”
-이번엔 본인의 시와 사진이다.
“소년시절부터 시인이 되고 싶었다. 문학도다. 수필이라면 월간에세이를 통해 등단했다. 아까 말한 것처럼 은행에 시인들이 많이 계서서……. 사진을 하는 사람보다는 시인들과 더 많이 교류했다. 사진에 글을 쓰는 것은 취미 이상이다. 사진과 가장 가까운 영역을 들라면 시라고 하겠다.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시인은 언어로, 사진가는 한 장으로.”
-사진을 먼저 찍는가, 글을 먼저 쓰는가?
“찍어놓은 사진을 놓고 글을 쓰는 것이 70% 정도 된다. 그러니까 나머지는 시상 같은 것을 떠오르면 메모해두었다가 그 글에 맞는 영상을 찾아다닌다. 예를 들어 이번에 전시하는 사진 중에서 솟대가 있는 것이 그 경우다. 어렸을 때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그리움이 많다. 그런 느낌을 글로 써뒀는데 저기 전남 강진 다산초당 쪽을 가다가 시골길, 하얀 구름 아래 솟대가 보이길래 이거다 싶었다."
전화인터뷰를 마쳤다. 마침 이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 관장이 강미옥 작가다. 강 작가는 디카시란 장르로 작업하는데 유병용 작가는 포토포엠이라고 했다. 그동안 강미옥 작가의 디카시를 봐왔던 독자들은 이번 유 작가의 포토포엠과 함께 비교해보는 것도 좋겠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사진/작가와 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