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강의실] (6) 가장 친근하다, 그래서 가장 좋아한다

곽윤섭 2009. 07. 23
조회수 9543 추천수 0
하늘색 파랑의 비밀
  
디지털시대에 컬러는 필수, 흑백은 선택이다
컬러사진 속 각각의 색에는
각기 다른 메시지가 들어 있다
땅에서 본 하늘, 우주에서 본 지구는 모두 파랑색
인간을 감싸고 있는 색, 파랑은 어떤 뜻을 품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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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초 프랑스의 사진제판 발명가였던 니엡스와 역시 프랑스 화가이자 물리학자인 다게르는 사진발명 경주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카메라 옵스큐라(어둠상자)를 통해 들어온 빛이 맞은편 벽에 이미지를 형성한다는 것은 알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그 이미지를 고정시키는 방식이 사진발명의 핵심이었죠. 1839년, 다게르가 만든 다게레오타입이 최초의 사진으로 프랑스과학미술아카데미에서 공인을 받았습니다. 이들 외에도 비슷한 시기에 사진을 발명한 사람은 많았습니다. 이들의 사진은 모두 흑백이었습니다.
 
초기 사진의 최대 취약점 ‘컬러가 없었다’
 
당시 사진의 탄생을 지켜보던 화가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습니다. 그 어떤 그림보다 더 정밀하다는 사실 때문에 회화의 몰락을 점친 이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몇 가지 취약점을 거론하며 별 의미를 두지 않는 이도 있었습니다. 어떤 약점이 있었을까요? 우선 초기의 사진은 노출시간이 길었습니다. 니엡스가 남긴 사진 중 가장 오래된 것은 무려 8시간의 노출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 바람에 그림자가 양쪽으로 생겨 빈축을 사기도 했죠. 또 한가지 결정적인 취약점은 흑백밖에 재현이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태고적부터 세상은 컬러였고 눈으로는 모두 컬러를 보는데 사진은 흑백으로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심각한 약점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최초의 상업적인 컬러사진이 나오기까진 오랜 세월이 걸렸습니다. 1900년대 초반, 뤼미에르 형제가 컬러사진 제판법을 고안했지만 일반인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은 훨씬 나중의 일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지금 시판되는 모든 디지털카메라는 컬러 촬영이 가능합니다. 필름시절과 달리 흑백전용 디지털카메라라는 개념은 없기 때문에 컬러로 찍고 흑백으로 변환시킬 수가 있을 뿐입니다. 컬러의 장점은 무궁무진합니다. 컬러가 없었기 때문에 흑백사진만 만들 수(찍을 수)밖에 없었던 옛날과 달리 현재 흑백사진은 선택사항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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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불문하고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 꼽혀

 
오늘부턴 색(컬러)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선과 면, 상징에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못지않게 색에도 풍성한 메시지가 들어있습니다. 색은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색마다 각기 다른 감정을 전달합니다. 색과 감정의 관계는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라기보다는 일생을 통해 쌓아온 일반적인 경험, 학습, 사고의 산물입니다. 문화권에 따라, 종교에 따라 차이가 있고 시대에 따라 변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개인마다 모두 다른 것은 아니며 분명히 보편적이며 공통적인 느낌과 영향력도 갖고 있습니다. 
 
색(컬러) 찾기의 처음은 파랑으로 시작하겠습니다. 파랑은 설문조사결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 손꼽혔습니다. (이하 ‘색의 유혹’ 참고-에바 헬러 지음/예담, 2002년) 남자의 46%와 여자의 44%가 파랑을 가장 좋아한다고 답했습니다. 일출이나 일몰, 비나 눈이 내릴 때, 황사가 발생했을 때 등을 제외하면 세계 어디서나 사람들은 파란 하늘을 보면서 살고 있습니다. 또한 그릇에 떠놓고 보면 투명하지만 깊은 바다는 지구 어디서나 파란색으로 보입니다. 여름은 파랑이 더욱 넘쳐나는 계절입니다. 남자든 여자든 파란 옷을 즐겨 입습니다. 파랑은 차가운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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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따온 꿈과 그리움, 평화의 이미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파랑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보겠습니다. 파랑은 호감, 조화, 우정, 신뢰의 색으로 가장 많이 언급됩니다. 이것은 아무래도 하늘의 색이 파랑이며 하늘은 영원하고 신성한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사진도 파란색입니다.
 
또 파랑은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념의 색, 즉 상상력을 나타냅니다. 먼 곳과 그리움의 색인 파랑은 비현실적인 색입니다. 독일에서는 꾸며낸 이야기를 ‘파란 동화’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1998년 정력을 강화해주는 ‘비아그라’가 탄생했습니다. 비아그라는 파란색입니다. 네덜란드에서는 ‘그건 파란 꽃일 뿐이야’라고 말하면 근거 없는 거짓말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1911년 프란츠 마르크, 바실리 칸딘스키 등은 ‘청기서’ 라는 화가모임을 결성했습니다. 이들은 말을 즐겨 그렸고 파란색을 가장 좋아했다고 합니다. 앙리 마티스는 토마토를 파랗게 그렸습니다.
 
그리움의 파랑은 음악에서 블루스를 만들었습니다. 미국의 흑인들이 시작한 블루스의 기원은 ‘blue(파랑)’ 입니다. 영어권에서 파랑은 ‘슬픈’, ‘멜랑콜리한’이라는 뜻을 가집니다. 상징적인 의미의 블루를 가진 사람이 우울한 마음을 노래한 것이 블루스입니다. 가장 유명한 블루스는 조지 거쉰의 ‘랩소디 인 블루’입니다.
 
파랑은 평화의 색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파란 깃발은 평화로운 단합의 상징입니다. 유엔기는 하늘색 바탕 위에 평화를 상징하는 올리브 가지 두 개가 세계지도를 감싸고 있습니다. 파란 베레모는 평화군을 뜻하며 실제로 파란 모자를 씁니다.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이름은 그린이지만 깃발은 파랑입니다. 유럽연합(EU)의 깃발은 파란 바탕에 금색별 12개가 그려져 있습니다.
 
갓난아기의 방을 꾸밀 때 아들은 파랑, 딸은 분홍으로 치장합니다. 파랑은 남성을 나타내는 색입니다. 그러나 고대 기독교 회화에선 파랑은 여성의 색이었습니다. 마리아는 파랑, 예수는 빨강의 옷을 입었습니다.
 
노동을 상징하는 블루칼라, 파란 개미, 블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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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파랑은 노동자의 색입니다. 염색의 편의성 때문이라고 하는데 작업복은 어디서나 인디고 블루로 염색했습니다. 파란 바지, 가운, 작업복을 입은 사람을 파란 남자라고 불렀으며 파란 직업이라고 불렀습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노동자들을 ‘블루칼라’라 부르며 하얀 칼라에 넥타이를 매는 사무직 근로자 ‘화이트칼라’와 구별했습니다. 중국에서도 태고적부터 인디고를 재배했기 때문에 남녀가 모두 파란 재킷과 바지를 입고 들일을 했고 흔히들 ‘파란 개미’라고 불렀습니다.
 
1850년 바이에른의 레비 스트라우스가 금광노동자와 카우보이를 위한 작업복으로 블루진스를 고안했습니다. 마린블루는 해병의 군복색이며 파일럿블루는 공군의 군복색입니다
 
블루진스는 세계적으로 유행했습니다. 남자, 여자, 노인, 아이 가릴 것 없이 모두들 블루진스를 입었습니다. 거지, 백만장자, 청소부, 목사와 노동자 모두가 블루진스를 입었습니다. 이처럼 우리 생활주변에서 파랑은 대단히 많은 곳에서 쉽게 찾아 볼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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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의 미션 ㅣ 파랑을 찾아봐요
 
사물, 혹은 대상에서 일부나 전체가 파랑으로 치장된 것을 프레임에 담아봅시다. 하늘이나 바다처럼 첨부터 파랑이었던 것도 당연히 포함됩니다. 파랑의 종류가 다양합니다. 스카이블루, 코발트블루, 울트라마린 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미션에선 모든 파랑이 다 대상이 됩니다. 옷, 그릇, 건물, 생수병에도 파랑이 있습니다. 실제 환경에선 한가지 색만으로 채색이 되어있진 않습니다. 다른 색과 섞여있는 경우엔 파랑이 두드러지게 보이게 찍는다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이 발견한 파랑이 사진의 메시지 형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보자는 것이 가장 큰 목적입니다.
(기간 7월23일부터 29일까지)
<출사미션> 바로가기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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