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 정주하(순천대) '우리의 영웅들'
청암언론재단과 한겨레신문사가 공동주최한 ‘제5회 송건호 대학사진상’ 수상작이 정해졌다. 모두 421점이 경쟁을 벌인 이번 공모전에서 영예의 대상은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얼굴을 찍은 정주하(순천대)씨의 ‘우리의 영웅들’(Don‘t forget our heroes)에 돌아갔다. 최우수상은 심동일(고려대)씨의 ‘빛의 길’이, 우수상은 남오일(서울예술대)씨의 ‘노숙자’(Homeless), 이재현(서울예술대)씨의 ‘아파트장벽’, 김정준(중앙대)씨의 ‘말로:구속을 향한 발걸음’이 각각 수상했다. 수상작 외에 고혜원(연세대)씨의 ‘길 잃지 말기’를 포함한 20점은 전시작으로 선정됐다. 수상작과 전시작은 6월11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이즈’(02-736-6669)에서 관람할 수 있다.
» 최우수상 심동일(고려대) '빛의 길'
» 우수상 남오일(서울예술대) ‘노숙자’(Homeless)
» 우수상 이재현(서울예술대) ‘아파트장벽'
» 우수상 김정준(중앙대) ‘말로:구속을 향한 발걸음’
» ‘제5회 송건호 대학사진상‘ 시상식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갤러리 ‘이즈’에서 열려 이해동 청암언론문화재단 이사장(맨 왼쪽)과 김종구 <한겨레> 편집인(맨 오른쪽)이 수상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이 이사장, 수상자 정주하(순천대)씨 대상, 최우수상은 심동일(고려대)씨,우수상은 남오일(서울예술대)씨, 이재현(서울예술대)씨, 김정준(중앙대)학생의 어머니 김효정씨, 김 편집인.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올해의 수상작과 전시작은 예년에 비해 주제가 매우 다양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상 수상작인 참전용사의 얼굴사진도 특이했고 노숙자, 빈부격차, 취업을 비롯한 청년들의 고민을 다룬 것에서부터 모녀가 손을 잡고 가는 장면, 나무 아래의 점프샷 등 희망을 연상시키는 사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앵글의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심사위원장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지난해 출품작들이 촛불집회가 많았던 것은 대학생들도 사회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인데 올해 출품된 사진들을 보면 약간이라도 앞으로의 희망을 찾는,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바람이 많아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대상 수상작 ‘우리의 영웅들’에 대해 심사위원 박지수 <보스토크> 편집장은 “형식과 내용이 균형있게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살짝 흔들려 겹쳐 보이는 이미지는 아련한 느낌을 주면서도 동시에 기억과 망각 사이에 존재하는 형상처럼 다가와 촬영자의 문제의식을 완성도 있게 시각화했다”라고 평했다. 대상을 받은 정주하씨는 수상소감을 통해 “군대에 있을 때 6·25전사자 유해발굴을 했다. 그때 여러 참전용사를 뵀고 전역 후에 그분들을 찍기로 결심했다. 사진에 등장한 분은 대한민국 6·25참전유공회 구례군지회 소속의 참전용사다. 저와 같은 나이대의 요즘 대학생들이 제 사진을 보고 저분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빛의 길’에 대해 심사위원 이용환 중앙대 사진학과 교수는 “역광을 통한 강력한 반사광으로 노란 풍선을 강조해 은유적으로 과거의 기억을 상기시키는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수상자 심동일씨는 “시민들이 세월호 사망자와 미수습자를 상징하는 304개의 노란 풍선을 들고 조명을 향해 걸어가는 퍼포먼스 장면인데 많은 사람이 저 빛을 보면서 감동과 희망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 전시작 고혜원(연세대) '길 잃지 말기'
» 전시작 정광준(한동대) '한동대 채플'
대학생 공모전이란 성격을 반영하듯, 대학 구내를 찍은 사진들도 몇편 있다. 그 중 정광준(한동대)씨의 ‘한동대 채플’은 지난해 5월 한동대가 한국 대학에선 처음으로 동성애를 반대하는 선언문을 낸 것에 대해 한 학생이 학교 채플 앞에서 무지개 깃발을 들고 퍼포먼스를 하는 장면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