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강의실시즌2] <25강> 점프
삶 또한 빛나던 ‘그때 그 순간’의 추억 먹고 산다
마지막 미션, 테마 발판으로 ‘사진 도약’ 이루길

[미션강의시즌2] 마지막회입니다. 그동안 제가 제시했던 미션을 정성껏 소화해오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더불어 마지막 미션은 마음 편하게 찍을 수 있는 테마를 전해드립니다. 편하지만 중요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로마의 휴일, 사브리나 등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던 오드리 헵번과 우아함의 대명사였던 그레이스 켈리, 두 배우의 사진을 보고 있습니다. 얼굴 표정엔 거의 변화가 없는데 이들의 아래쪽은 텅 빈 공간입니다. 이들은 지금 공중에 떠 있는 것입니다. 필립 할스만(1906~1979)이 유명인사들과 배우들에게 점프를 시켜놓고 찍은 사진집 ‘점프북’에 나온 사진들입니다.
할스만은 사진전성기였던 20세기 중반, 당대 최고의 사진중심잡지였던 라이프 표지사진을 많이 찍은 사진가입니다. 그의 카메라를 거쳐 라이프의 표지에 실린 인사로는 윈스턴 처칠, 쥬디 갈랜드, 알프레드 히치콕, 마릴린 먼로, 파블로 피카소 등이 있습니다. 최초로 점프샷을 찍은 이가 할스만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점프샷은 사진이 역사에 모습을 드러낸 이래로 현재까지 오랫동안 사진가들이 즐겨 사용해오는 사진찍기의 한 방식입니다. 점프샷엔 사진의 속성 중 가장 중요한 한가지가 숨어있습니다.

공중에 떠 있는 스타들의 소망은…
인류는 먼 옛날부터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을 꾸어왔습니다.
“새처럼 날 수 있다면, 하늘을 훨훨 날아서 산을 넘고 강을 건너갈 수 있다면….”
각 민족의 신화 속엔 공중을 나는 존재에 대한 경외감과 더불어 하늘로 날아오르려는 인류의 무한도전이 포함되어있습니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다이달로스의 아들 이카루스는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하늘로 올라가는 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가지 말라는 아버지의 충고를 무시하고 계속 올라가다가 결국 날개가 녹으면서 추락해 죽고 맙니다. 여러 문학작품에 무수히 많이 인용되는 이야깁니다.
라이트형제가 지금으로선 유치하게 보이는 비행기를 띄워올리는 동영상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삼국시대에 이 땅에서도 연을 이용해 날아오르는 시도가 있었고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인류는 하늘을 향해 끝없이 도전해왔습니다. 지금은 음속을 넘어가는 여객기가 날아다니고 대기권을 넘어 달과 화성과 더 먼 행성을 향해 우주선이 날아다니는 시대가 왔습니다.
떨어져도 떨어져도 다시 날아오르고…
하늘에 떠있는 태양과 행성, 위성을 제외하면 인간의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언젠가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높이 날아오르려는 시도는 끝이 없습니다. 올림픽의 장대높이뛰기 선수를 보고 있으면 짧은 시간이지만 정말 인간새처럼 보입니다. 곧 떨어집니다.
점프샷이 사진의 속성을 보여준다는 이야기는 이 대목에 기반을 둔 것입니다. 동영상으로 찍은 높이뛰기는 도약하고 정점에 달했다가 이윽고 아래로 내려오는 상황이 필연적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사진은 정지상황입니다. 한번 날아오른 부브카(러시아의 장대높이뛰기 영웅, 1994년에 6m14를 넘으며 세계신기록을 세웠고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가 장대를 넘는 순간에 누군가의 카메라 셔터가 눌러졌고 그 장면은 얼어붙은 듯 정지화면으로 남아있습니다.
사진 속의 장면은 영속성을 가지며 셔터를 누르기 전과 누르고 난 다음의 순간과는 단절성을 가집니다. 정점에 올랐던 부브카는 사진 속에서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언젠가 깨지겠지만 아직 세계최고의 기록이며 장대높이뛰기의 역사를 지키고 있습니다. 실제의 선수는 장대를 넘어선 직후에 급속히 낙하해 안전하게 착지했고 관중들의 환호를 들었습니다.

여러 사람 점프샷엔 코믹함 쏠쏠
점프샷도 마찬가집니다. 사진가의 카메라 앞에서 사뿐하게 뛰어오른 사람들은 일순간 공중에 머무르며 사진 속에서 늘 그 자리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사진은 그런 것입니다. 우리는 몇 미터씩 높이 날아오를 재주도 없고 그럴 일도 없습니다. 점프샷에선 높이도 중요하지만 찍는 앵글과 배경이 더 중요합니다.
가장 필요한 것은 뛰어오르는 사람의 자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여배우들처럼 평상시의 표정을 관리할 수도 있고 다른 변형도 필요합니다. 다리를 쭉 펼칠 수도, 양반다리처럼 오므릴 수도 있습니다. 여러 명이 점프샷을 해보면 재미가 한층 더 합니다.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높이가 다른 데서 오는 코믹함이 쏠쏠합니다. 여러 명이 뛸 때는 약간의 간격을 둬서 옆 사람을 발로 차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http://www.youtube.com/watch?v=i36CjaHhq2Q&feature=related
삶 또한 빛나던 ‘그때 그 순간’의 추억 먹고 산다
마지막 미션, 테마 발판으로 ‘사진 도약’ 이루길

[미션강의시즌2] 마지막회입니다. 그동안 제가 제시했던 미션을 정성껏 소화해오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더불어 마지막 미션은 마음 편하게 찍을 수 있는 테마를 전해드립니다. 편하지만 중요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로마의 휴일, 사브리나 등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던 오드리 헵번과 우아함의 대명사였던 그레이스 켈리, 두 배우의 사진을 보고 있습니다. 얼굴 표정엔 거의 변화가 없는데 이들의 아래쪽은 텅 빈 공간입니다. 이들은 지금 공중에 떠 있는 것입니다. 필립 할스만(1906~1979)이 유명인사들과 배우들에게 점프를 시켜놓고 찍은 사진집 ‘점프북’에 나온 사진들입니다.
할스만은 사진전성기였던 20세기 중반, 당대 최고의 사진중심잡지였던 라이프 표지사진을 많이 찍은 사진가입니다. 그의 카메라를 거쳐 라이프의 표지에 실린 인사로는 윈스턴 처칠, 쥬디 갈랜드, 알프레드 히치콕, 마릴린 먼로, 파블로 피카소 등이 있습니다. 최초로 점프샷을 찍은 이가 할스만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점프샷은 사진이 역사에 모습을 드러낸 이래로 현재까지 오랫동안 사진가들이 즐겨 사용해오는 사진찍기의 한 방식입니다. 점프샷엔 사진의 속성 중 가장 중요한 한가지가 숨어있습니다.


공중에 떠 있는 스타들의 소망은…
인류는 먼 옛날부터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을 꾸어왔습니다.
“새처럼 날 수 있다면, 하늘을 훨훨 날아서 산을 넘고 강을 건너갈 수 있다면….”
각 민족의 신화 속엔 공중을 나는 존재에 대한 경외감과 더불어 하늘로 날아오르려는 인류의 무한도전이 포함되어있습니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다이달로스의 아들 이카루스는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하늘로 올라가는 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가지 말라는 아버지의 충고를 무시하고 계속 올라가다가 결국 날개가 녹으면서 추락해 죽고 맙니다. 여러 문학작품에 무수히 많이 인용되는 이야깁니다.
라이트형제가 지금으로선 유치하게 보이는 비행기를 띄워올리는 동영상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삼국시대에 이 땅에서도 연을 이용해 날아오르는 시도가 있었고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인류는 하늘을 향해 끝없이 도전해왔습니다. 지금은 음속을 넘어가는 여객기가 날아다니고 대기권을 넘어 달과 화성과 더 먼 행성을 향해 우주선이 날아다니는 시대가 왔습니다.
떨어져도 떨어져도 다시 날아오르고…
하늘에 떠있는 태양과 행성, 위성을 제외하면 인간의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언젠가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높이 날아오르려는 시도는 끝이 없습니다. 올림픽의 장대높이뛰기 선수를 보고 있으면 짧은 시간이지만 정말 인간새처럼 보입니다. 곧 떨어집니다.
점프샷이 사진의 속성을 보여준다는 이야기는 이 대목에 기반을 둔 것입니다. 동영상으로 찍은 높이뛰기는 도약하고 정점에 달했다가 이윽고 아래로 내려오는 상황이 필연적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사진은 정지상황입니다. 한번 날아오른 부브카(러시아의 장대높이뛰기 영웅, 1994년에 6m14를 넘으며 세계신기록을 세웠고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가 장대를 넘는 순간에 누군가의 카메라 셔터가 눌러졌고 그 장면은 얼어붙은 듯 정지화면으로 남아있습니다.
사진 속의 장면은 영속성을 가지며 셔터를 누르기 전과 누르고 난 다음의 순간과는 단절성을 가집니다. 정점에 올랐던 부브카는 사진 속에서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언젠가 깨지겠지만 아직 세계최고의 기록이며 장대높이뛰기의 역사를 지키고 있습니다. 실제의 선수는 장대를 넘어선 직후에 급속히 낙하해 안전하게 착지했고 관중들의 환호를 들었습니다.


여러 사람 점프샷엔 코믹함 쏠쏠
점프샷도 마찬가집니다. 사진가의 카메라 앞에서 사뿐하게 뛰어오른 사람들은 일순간 공중에 머무르며 사진 속에서 늘 그 자리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사진은 그런 것입니다. 우리는 몇 미터씩 높이 날아오를 재주도 없고 그럴 일도 없습니다. 점프샷에선 높이도 중요하지만 찍는 앵글과 배경이 더 중요합니다.
가장 필요한 것은 뛰어오르는 사람의 자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여배우들처럼 평상시의 표정을 관리할 수도 있고 다른 변형도 필요합니다. 다리를 쭉 펼칠 수도, 양반다리처럼 오므릴 수도 있습니다. 여러 명이 점프샷을 해보면 재미가 한층 더 합니다.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높이가 다른 데서 오는 코믹함이 쏠쏠합니다. 여러 명이 뛸 때는 약간의 간격을 둬서 옆 사람을 발로 차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http://www.youtube.com/watch?v=i36CjaHhq2Q&feature=related
곽윤섭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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