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진 개인전 ‘청(聽)사진’이 서울 충무로에 있는 ‘갤러리 꽃피다’에서 열리고 있다. 9월 1일까지.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의 070-4035-3344. 장호진의 작가노트가 사진감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작가노트>
사진(寫眞)이라는 단어에 한동안 집착해왔다. 진짜를 복사한다는 마법 같은 말. 어쩌면 단순히 같은 개념을 두고 Photography 와 다른 단어를 사용할 뿐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진’이라는 단어가 갖는 그 심오함에 집착하게 되었다. 사진 한 장으로 카메라 앞의 그 무엇을 옮겨올 수 있다면 나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곳의 공기를 표현하고 싶었다. 공기에 대한 갈망은 소리로 옮겨갔으며 사진 속에 진득하게 소리를 묻혀내기 위해 노력했다. 대상 앞에서 잠시 바라보고 있으면 소리는 이미지와 같이 끝없이 이어진다. 플레이 리스트의 5분 남짓한 음악이 끝나면 또 다른 음악이 이어지듯 공기의 울림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득 찬다. 조용함 또한 조용한 공기의 떨림으로 전해지듯이. 그 흐름을 나는 사진사로서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짧은 단위 위에 뚝 덜어서 얹었다. 이것이 나의 청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