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을 정리하자 ①

곽윤섭 2008. 06. 20
조회수 12789 추천수 0

지금 저는 ‘눈으로 본 것과 사진으로 찍힌 것이 달라지는 현상’을 피하는 법을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그 첫번째 방법으로 지난 시간에 ‘복잡한 구성을 피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오늘은 두번째 방법으로 `배경 정리’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찍고 싶은 것이 인물이든 사물이든 간에 주인공과 조연, 혹은 엑스트라들을 남기고 나머지 배경을 정리하면 주된 피사체만 강조할 수 있어 눈으로 본 것과 사진 결과물의 차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배경을 정리하는 구체적 방법을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보여드리겠습니다. 상황에 따라 가능한 방법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심도는 얕게, 주인공은 밝게, 배경은 깔끔하게

 

■심도 조절

 

 심도를 얕게 해서 배경과 전경의 초점을 흐리게 합니다. 심도가 뭔지 헷갈리는 분들이나 개념 정리를 다시 해두고 싶은 분들은 http://photovil.hani.co.kr/19201 를 클릭하십시오. 심도는 초점이 맞은 범위의 깊이입니다. 심도가 깊은 사진은 앞에서부터 뒤까지 초점이 맞아있다는 것이며 심도가 얕은 사진은 초점이 맞은 범위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입니다.

 

16번-심도로배경정리.jpg

인물에만 초점이 맞고 배경을 흐리게 했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찍음으로써 심도가 얕아졌고 인물로 가야할 시선을 막고 있던 배경을 누를 수 있었다. 배경의 색은 그대로 살아남아 인물을 도와준다.  1/3200초, f 1.8  사진=영봉

 

16번-심도차이로배경정리.jpg

다른 장점도 많지만 심도가 얕아서 보기좋게 배경이 정리된 사진이다. 초점이 주인공에게만 맞았다. 흔히 심도가 얕은 사진을 찍기 위해 렌즈교환형 SLR 을 구입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사진을 찍은 카메라는 콤팩트카메라다.  1/640초, f 4.8  사진=활원

 

■노출의 차이

 

주인공만 밝은 빛(햇빛 혹은 특정 조명)에 노출되게 하고 나머지는 그늘 속에 들어가게 합니다. 꼭 그늘일 필요까지도 없습니다. 노출이 한 스텝 이상만 차이가 나도 주인공과 배경이 분리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발견의 미학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인위적으로 부분조명을 이용하는 것은 생활 속 스냅사진에선 부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거리든 생활공간이든 반드시 노출 차이가 나는 곳은 있기 마련이고 그런 장소를 발견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부지런하고 눈썰미가 있는 사진가는 빛을 보면서 다닙니다. 유난히 밝은 빛 또는 특별히 어두운 곳을 알아보는 눈이 있어야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훈련의 산물입니다.

 

17번-노출차이로(원본수배)2.jpg

아파트 베란다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우연히 창문 틈으로 한줄기 빛이 새어들어와서 가운데 아이에게만 밝은 노출이 되었다. 마치 스튜디오에서 부분조명을 준 효과가 나면서  주인공이 강조되었다.  사진=현서지훈아빠

 

 

17번-노출차이로배경정리.jpg

인사동 거리를 내려다 보던 중 나뭇가지에만 햇살이 내려앉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 길거리는 대체로 복잡한 배경이지만 이 사진에선 노출의 차이가 생기면서 차분하게 가라앉은 느낌을 줄 수 있었다. 사진=곽윤섭

 

■색상의 차이

 

주인공과 배경의 색이 다르다면 손쉽게 배경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배경을 정리한다기보다는 깔끔한 배경을 찾아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사진은 좋은 빛과 좋은 구성과 좋은 배경을 찾아다니는 작업에 다름 아닙니다. 
 

18번-색상차이로정리2.jpg

눈이 내린 날엔 세상이 모두 하얗게 변한다. 이럴 땐 원색의 옷차림을 하고 거리에 나서면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런 것도 색상의 차이에 의해 배경이 정리되는 방법 중의 하나다. 사진=곽윤섭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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