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미륵전(彌勒殿)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은 한국인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불상이다. 반가부좌를 한 채 가볍게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긴 미륵보살의 모습은 평온하면서도 신비롭다.
미륵이라는 말은 범어 ‘마이트레야(Maitreya)’를 음역한 것으로, 한자로는 자비를 뜻하는 ‘자(慈)’로 표현된다. 미륵보살을 ‘자씨보살(慈氏菩薩)’로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미륵부처님을 본존불로 모시는 전각이 미륵전이다. 미륵신앙의 대표격인 금산사 미륵전에는 층별로 대자보전(大慈寶殿), 용화지회(龍華之會), 미륵전의 현판이 붙여져 있다. 모두 미륵불을 모신 전각임을 뜻하는 말이다. 용화전(龍華殿), 자씨전(慈氏殿)도 마찬가지다.
미륵불은 석가모니 부처님에 의해 미래에 성불하리라는 수기를 받은 보살이다. 미륵보살은 석가모니불 열반에 드시고 56억 7천만 년이 지난 후에 오신다고 여겨지는 미래불이다. 현재 도솔천에 머물고 있는 미륵보살은 미래에 이 땅에 오신 뒤에 성불할 예정이므로 미륵보살, 미륵불 두 가지로 불린다.
미륵은 적당한 때가 되면 이 땅에 오시어(미륵하생) 용화수(龍華樹) 아래에서 성불하고 중생을 제도하게 된다. 미륵이 태어나게 되면 세상은 전륜성왕(이상적인 통치자)이 다스리는 이상 세계가 된다고 한다.
사회혼란기에는 이러한 부분을 악용하여 미륵을 자처하는 이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들은 본래의 미륵사상에서 벗어나 자기 위주의 극단으로 치닫거나 사이비 종교로 변질되곤 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궁예이며 근현대에도 여러 예가 있다.
» 김제 금산사 미륵전
» 부안 용화사 미륵. 절 이름에도 미륵을 뜻하는 ‘용화’가 들어있다.
» 충주 미륵사지 석불
» ‘궁예미륵’으로 알려진 안성 국사암 미륵
한선영 작가는
길치 여행작가, 한국문화재재단 사진작가
대학과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회사를 다니며 열심히 숫자를 다뤘다.
길치여서 늘 헤매지만 그만큼 많은 생각을 얻을 수 있어서 좋다는 무한긍정주의자다.
‘길은 어디로든 이어진다’는 생각에 오늘도 길 위에서 헤매는 중이다.
저서로 <길이 고운 절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