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겨울인가 싶었는데 문득 눈을 떠 보니 어느새 봄입니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인터넷에는 꽃 사진이 수시로 올라옵니다. 그럴 때면 다들 놀러 다니는데 나만 이렇게 꽃구경도 못 하고 갇혀 지내는 것 아닌가, 나만 이렇게 갑갑하게 사는가 싶어 속상하기도 합니다. 나만 빼고 다들 행복한 것 같아 시샘도 나고요.
그럴 때면 동네 산책길을 걸어보세요. 사진에서처럼 가까운 곳에 있는 절집도 괜찮고요. 그동안 내가 눈감고 그저 무심했을 뿐, 봄은 우리 곁에도 벌써 와 있습니다. 계절은 장소에 따라 조금 더디게 올지는 몰라도 사람을 차별하지는 않으니까요.
겨울을 잘 버틴 꽃나무들은 싹을 틔워내느라 바쁘고, 사람들은 그런 꽃을 구경하기에 바쁩니다. 그동안 일에 바빴던 당신이라면 잠시 짬을 내어 주위를 돌아보세요. 진작부터 와 있던 봄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짧은 봄날이 가기 전에 어서요!
글·사진 한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