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누각
누각은 다락이나 2층 구조로 된 건물로 대웅전과 마주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인 누정은 사면이 틔어있지만, 사찰의 누각은 판벽이나 여닫이문을 달아 다양한 용도로 쓰는 경우가 많다. 이 곳은 보통 때는 비어있다 법회나 대중 집회가 있을 때 많은 사람을 수용하는 장소로 쓰인다.
누각 아래의 폭이 좁은 계단을 지나는 ‘누하진입(樓下進入)’을 통해 대웅전을 만나게 되는 광경은 사찰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구조다. 이와는 달리 지형상의 이유로 누각 아래에 축대를 쌓고 누각을 옆으로 돌아 절 마당에 들어서는 경우도 많다.
누하진입은 산지가람의 지형적 특성을 이용한 것이기도 하지만, 신성한 공간에 대한 건축적인 배려이기도 하다. 좁고 어두운 누각 아래를 지나려면 누구나 본능적으로 머리를 숙이게 되는데 이를 통해 대웅전에 계신 부처님께 저절로 예의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는 누하에서 숙였던 머리를 들면서 대웅전의 금빛 찬란한 부처님을 마주할 때의 종교적 감동을 극대화시키는 효과도 있다.
누각의 이름은 만세루, 보제루, 우화루, 안양루, 구광루 등으로 다양하다. 이러한 명칭들은 불교적인 것도 있지만 유교나 도교적인 영향에서 비롯한 것들도 많아 흥미를 더한다.
» 누각 아래를 통해 대웅전 영역으로 들어서게 된다
» 좁고 낮은 공간을 통과하게 되어있는 누하진입 방식
» 누각 아래에 축대로 쌓고 옆으로 돌아 출입하는 완주 화암사 우화루
» 누각에 판벽과 여닫이문을 달아 다용도로 쓰고 있다
» 대웅전에 바라본 누각
한선영 작가는
길치 여행작가, 한국문화재재단 사진작가
대학과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회사를 다니며 열심히 숫자를 다뤘다.
길치여서 늘 헤매지만 그만큼 많은 생각을 얻을 수 있어서 좋다는 무한긍정주의자다.
‘길은 어디로든 이어진다’는 생각에 오늘도 길 위에서 헤매는 중이다.
저서로 <길이 고운 절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