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금강문(金剛門)
일주문을 지나면 이제 천왕문 차례다. 그런데 규모가 큰 절의 경우 천왕문에 들어서기 전에 금강문을 두기도 한다. 금강문 안에는 금강역사 두 분을 모신다. 금강역사는 원래 인도의 문신(門神)이었던 터라, 때로는 혹은 금강문을 따로 두지 않고 천왕문 외벽이나 다른 출입문에 벽화로 모시기도 한다. 형태야 어떻든 이는 사찰 안으로 들어가려는 삿된 기운을 물리치고 사찰을 수호하는 의미를 지닌다.
금강역사는 힘이 코끼리의 백만 배나 된다고 할 정도로 기운깨나 쓰게 생긴 분들인데 거기다가 험악하게 인상까지 쓰고 있다. 사찰을 지키는 수문장이어서 무서운 표정을 잔뜩 지어 보이지만, 간혹 속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어린아이처럼 순진무구한 표정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금강역사는 두 분이 같이 계시는데 본존상을 기준으로 왼쪽에 계신 분이 ‘밀적금강’, 오른쪽에 계신 분이 ‘나라연금강’이다. 쉽게는 입 모양으로도 구분이 된다. 입을 약간 벌리고 있는 쪽은 ‘나라연금강’, 입을 꼭 다물고 있는 쪽은 ‘밀적금강’이다. 이는 우주의 첫 소리라는 ‘아(阿)’와 우주의 끝소리라는 ‘훔(吁)’을 표현한 것이다. 두 글자를 합하면 ‘옴’ 즉, 우주의 시작과 끝을 아우르는 소리가 된다.
» 김제 금산사 금강문
» 구례 화엄사
» 공주 마곡사
» 서울 진관사
한선영 작가는
길치 여행작가, 한국문화재재단 사진작가
대학과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회사를 다니며 열심히 숫자를 다뤘다.
길치여서 늘 헤매지만 그만큼 많은 생각을 얻을 수 있어서 좋다는 무한긍정주의자다.
‘길은 어디로든 이어진다’는 생각에 오늘도 길 위에서 헤매는 중이다.
저서로 <길이 고운 절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