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 관순
해마다 3.1절이 되면
쪽방 사는 곽관순은 감방 산 유관순 누나를 자랑한다.
50 평생 고아원과 쪽방촌에 묶인 관순이
독립을 말하고
만세를 말하고
천안 유관순체육관을 아느냐고 자꾸만 물어보지만
돈 없음과
부모 없음과
피붙이 없음과
초등학교 가 보지 못함과
그로 인한
가출과
노숙과
질병과
알코올중독과
33살 어느 날 시력 잃음과
또 그로 인한
선입관과
편견과
차별과
따돌림과
무시와
또 그로 인한
상처와
외로움과
또 그로 인한
말하고 싶음과
말 들어줄 사람에 대한 그리움으로부터
독립을 외쳐도
만세를 불러도
부르는 소리는
한 평 쪽방을 채우지 못한다.
백 년 후 관순은
백 년 전 관순을 독립시키지 못하고
한 평 감옥 속 관순이
한 평 쪽방 속 관순을 해방시키지 못한다.
관순은 관순을 기다리고
관순이 관순을 연민하는 3.1절
어려운 주제의 힘겨운 사진들,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을 텐데, 누구는 누군가의 밥벌이가 된 예수를 떠올릴 것이고,
누구는 대통령을, 누구는 복지 정책을, 누구는 자기 노력을, 누구는 답답함을, 누구는 무기력을......
그래서 인간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d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