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출사는 또 다른 여행이고, 여행은 휴식이며 힐링이어야만 한다.
날카롭게 날세웠던 일상의 긴장감에서 벗어나 잠시 휴식하고, 치유하고, 힘을 얻어 돌아와야 하는.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이번 영흥도-무창포-신안 증도로 이어지는 2박3일 출사를 편하게 시작한 건 아니었다.
몇 가지 불명확한 문제들로 인해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내딛어야만 했고, 결과적으로는 안가는 게 나았을 거라는 처음의 느낌이 옳았고, 직감적으로 아군과 적군을 가려내는 내 촉이 옳았다.

여행 내내 일상보다 더 긴장했고, 불편했고, 티 안 내려고 무던히 애는 썼지만 얼마만큼은 짜증이 나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나였음을 잘 안다.
까다롭고 이기적인, 남을 배려하는 건 기본만 하고 나머지는 제멋대로인, 대부분은 묻어가지만 싫은 건 어느 상황에서도 하지 않는, 내 인격의 깊이를 드러내고야 만 최악의 출사였음을.
나의 부족함을 인정한다고 해도 양보하지 못하는 부분이 아주 많지만 그 중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자면 개개인의 감성, 개성,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고 획일화된 잣대로 강요하는 전근대적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을 만날 때 나는 절망한다. 벽에 막힌 채로 절망을 넘어 분노한다.
 
그러니 사진이 제대로일 리가 있을까.
가장 집중력을 요하는 타임에 사방으로 날카롭게 분산되어 있던 신경소모로 피곤은 극에 달했고, 마음의 평화는 깨져 있었다. 사진조차 격앙되어 있음이 부끄럽지만 이러면서 배우는 거라고, 또 한걸음 성숙하는 거라고 위안을 삼아본다.
 

les1001.jpg » 따뜻한 5월 하순의 바닷가 해수욕장을 찾은 건 아주 오랜만이다. 이 계절의 바다가 어째야 하는 건 없지만 내 마음처럼 갈 곳을 잃은 부표가 파도에 밀려왔나 보다.

les1002.jpg » 연인들. 다정함 한 컷!

les1003.jpg » 저때만큼은 같이 나는 듯 신나더라는.

les1004.jpg » 아빠 꽁무니를 쫓아가는 아이의 입에 물린 건 불량식품일까. 모양만은 재미있다.

les1005.jpg » 아이는 혼자 놀고 엄마 아빠만 셀카중이래요.

les1006.jpg » 해와 바다가 만나기 직전. 쓸쓸함도 한 컷!

les1007.jpg » 오여사가 떠난 자리에 남은 포말. 아직 첫날일 뿐인데 저 파도가 집으로 데려다 줬으면 정말 좋겠다.       
 

 

이은숙작가는

 

충북 괴산읍내에서도 한참 먼 시골에서 나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읍내 중학교 시절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고
도청소재지 여고를 나와

상경해서는 꿈과는 달리 아주 실용적인 학과를 마치고
지극히 평범하고 지루한 직장생활을 하고

20년 직장생활 중 가끔은 다 접고 배낭을 꾸렸던 
돈과 시간 중 넉넉한 게 있다면 여행을 꿈꾸는
fleees01.jpg
화가의 꿈을 포기 못해 
사진으로라도 아련한 그리움과 이쁜 색채감을 그려내고 싶은
현실과 타협 못 하고 여전히 이상을 꿈꾸는 초보사진쟁이
  
단국대학교 정보관리학과 졸업
한국방송통신대 일본학과 졸업
  
한겨레교육문화센터 곽윤섭의 사진클리닉 29기 수료
성남아트센터 사진아카데미 2년 수료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으로 몇 차례 단체전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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