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도 저녁이면
시: 강연호
9월도 저녁이면 바람은 이분쉼표로 분다
노을도 생각이 많아 오래 머물고
하릴없이 도랑 막고 물장구 치던 아이들
집 찾아 돌아가길 기다려 등불은 켜진다
9월도 저녁이면 습자지에 물감 번지듯
푸른 산그늘 골똘히 머금는 마을
번짐의 돌탑은 제 풀에 귀가 빠지고
지난 여름은 어떠했나 살갗의 얼룩 지우며
저무는 일 하나로 남은 사람들은
묵묵히 밥상 물리고 이부자리를 편다
9월도 저녁이면 삶이란 죽음이란
애매한 그리움이란
손바닥에 하나 더 새겨지는 손금 같은 것
지난 여름은 어떠했나
9월도 저녁이면 죄다 글썽해진다
보고 들은 것들을 모아 쳐다보니 더위를 먹었던 지난 8월이 떠올랐다.
일상적인 삶 속에 박혀 있는 보석 같은 순간들을 마주하기도 하였고, 막다른 길처럼 보여도 길은 이어져 있었고 길을 찾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뿐
골목에 햇살이 비치는 때가 오면 눈앞에 다시 길이 떠올랐다.
올해도 나는 다락논의 아침 이슬을 받아먹고 그 길을 걸어간다.
손대광 작가 소개와 작가의 말
하드코어 낭만 사진사의 창의적 체험활동 : 관음(觀音)
활동은 몸을 움직여 행동하거나 어떤 일의 성과를 거두기 위하여 힘쓰는 일이다.
체험은 유기체가 몸과 마음으로 직접 경험한 심적인 과정이다. 경험과는 달리 지성·언어·습관에 의한 구성이 섞이지 않은 근원적인 것을 이른다.
감성과 인식이 어우러져 내 안의 무엇이 꿈틀거리고 북받쳐 오르는 순간. 그 낭만적인 순간에 익숙해져서 길들지만 않는다면 나의 창의적 체험활동은 꾸준히 지속할 것이다. 찰나와 예측불허의 아름다움을 눈으로 사유하고 머릿속으로 되새김질하는 나를 통해 천지간을 관음과 은유로 사색할 것이다.
눈으로 보든지 마음으로 느껴지든지 어떠한 방식으로든 나를 건드리고 자유롭게 할 때 그러한 대상의 우연과 의도를 빌어 나를 찍는다. 그게 나의 모습이고 나의 초상화이다. 완성이 되어있는데 볼 때마다 다른 사진처럼 앞으로 해나가야 할 나의 작업과 나의 삶도 그러하길 희망한다. 그러기 위해 천지간 존재의 기쁨과 슬픔을 듣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관음적 체험활동이다.
2001년 부경대학교 사진정보공학과 졸업
2013년 제1회 최민식 사진상 특별 장려상
2014년 문화예술지원 사업 시각영상분야 선정
‘일본 in 아리랑별곡’ 사진집 출판 및 개인전
2014년 다큐멘터리의 달 포트폴리오 리뷰 선정
2015년 전주국제사진포토페스티벌 “터미널 블루스” 사진전
‘터미널 블루스“ 류가헌 사진전
2015년 서울뉴욕포토페스티벌 입선
2016년 문화예술지원 사업 시각 영상분야 선정
‘광민탕 - 다 때가 있다’ 사진집 출판 및 space 22 개인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사진예술강사 및 문화예술교육사 자격을 가지고
사진 강의와 드럼 레슨으로 생계유지중이고 사진과 음악을 통해 흐르는 강물처럼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작업 공간인 ‘복 짓는 사진관’을 부산 송정에 두고 있다.
특기는 싸움 말리기다. redson333@naver.com
누군가는 시원 하겠군요. 손 대광 작가님 고맙습니다.
청명한 하늘이 늘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평안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