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8월 셋째주 참여작가

 

최현주: 산타클로스 헤어-2

노창길: 이제 또 다른 시작을 꿈꾼다

박경희: 미네르바-다섯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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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 헤어 - 2

 

박정민 원장님은 졸업을 하고 사회에 처음 나와 미용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을 행운이라 생각한다. 그 때만 해도 미용 일이 전문직업으로 대접받을 때도 아니었고 미용실에서 한 식구처럼 살면서, 미용일도 배우면서 그렇게 일을 시작했다.
  “예전에는 여자가 기술을 가지면 팔자가 세다고 했잖아요. 전문직으로 인식이 바뀐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많아요.”
 
원장님은 명동에서 처음으로 미용 일을 시작하면서 10년간 미용사로 일을 배웠다. 결혼 후에는 홍제동에서 개인 미용실을 차리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커가면서 동네 아줌마 미용사로 안주하는 게 싫어서 신촌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후로 신촌에 정착하면서 전문성을 갖춘 지금의‘산타클로스 헤어’로 성장하게 된다. 이곳 신촌에 머문 지도 벌써 27년째다.
 
미용일이 예전에는 10년간 기술을 배우면 그것으로 50까지는 편하게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유행 패턴이 계절마다도 다르기 때문에 계속 교육을 받고 충전을 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원장님은 지금도 스터디 모임을 10개씩하며 새로운 기술이나 정보를 끊임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예전에는 남자 커트도 짧게 자르는 방법 한 가지뿐이었고, 남자 커트만 하는 곳도 많았다. 그런데 요즘은 남자들도 모두 디자인커트를 많이 한다. 그래서 요즘은 여자커트는 어렵고, 남자커트가 쉽다고 말을 할 수가 없다.
커트도 기능이나 소재 측면에서 새롭게 개발되는 것들이 많아서, 여러 계층의 고객을 만족시키려면 다양한 스타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머리를 잘 자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뭘 원하는지를 잘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고객과 의견이 잘 맞아서 완성된 머리가 나왔을 때는 서로 만족도가 크지만, 그렇게 맞아 떨어지기란 쉽지가 않다.
  “손님하고 소통이 잘 되려면 백 명의 손님을 모두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해요. 그것이 미용사의 자질인 것 같아요. 얼마나 소화를 해내는가가 미용사의 능력이 아닐까 싶어요.”라는 원장님의 말에서 한 가지 일에 40년간 종사해온 베테랑의 노련함이 묻어나는 듯하다.
 
최현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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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또 다른 시작을 꿈꾼다


얽히고 설키고 부대끼면서도
수십 년 이곳을 지켜온 저 많은 선들은
그동안 미루었던 또 다른 꿈을 꾸려 한다
 
우연히 눈에 들어온 많은 전선들
이리 가고 저리 가고
하여 얽히고 설키고
때론 끊기고 때론 연결되고
 
사람들의 머물거나 스치듯 지나가면서
함께 늘어나고 줄어들고 했을 선들이
그간의 삶을 말해주는 듯 하다
문명의 혜택에 의존하며 살아온 결과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듯
그 선에 그들의 삶이 녹아들어 있다
 
머잖아 길 건너 반듯한 건물처럼
이곳도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없는 새로운 도시가
탄생하겠지만 과연 누구를 위함이 될는지
재개발만이 축복은 아닐진대…
   
노창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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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다섯 번째 이야기

 

좁은 나무 계단을 올라
격자 유리문을 열면
커피 향과 함께
잔잔한 클래식음악이 흐른다.
 
1999년 스타벅스 한국 1호점이 문을 열자
한국커피문화에 큰 변동이 일어나 커피전문점에 대한 기준이 굉장히 높아졌다.
2000년에 이 곳을 인수한 현인선 사장님은
이 기대에 부응하는 꾸준한 노력으로
대변동의 시기에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왔다고 자부하신다.
 
이 후 커피와 클래식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
주로 찾으면서
지금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오랜 단골손님부터 요즘 젊은이들까지 7080세대의 감성을 추억한다.
 
10여 년 전 만든 나무 계단의 닳고 닳은 모서리,
그 수많은 발길에 담겼던
저마다 사연을, 무게를 잠시 짐작해본다.
 
박경희 작가


 

도시재생사진단

 

11명의 사진가들이 의기투합하여 2020년부터 도시재생을 주제로 사진작업을 시작합니다. 도시재생은 여러 뜻이 함축된 다양한 형태의 활동입니다. 산업화 시대의 산물로 탄생한 도시의 건축물과 시설이 도시환경의 변화에 따라 제 구실을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노후화된 도시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 모든 활동이 도시재생을 형성합니다. 재개발, 재건축 같은 기존의 물리적 정비방식에 더해 골목길 청소, 불법주차로 인한 보행권 위협 해소, 담장 미화 등 크고 작은 모든 움직임이 도시재생을 의미합니다. 한겨레 사진마을 도시재생사진단(이하 도시재생사진단)은 올해 서울 서대문구 ‘천연 충현’과 신촌의 오래된 가게를 중심으로 도시재생을 기록해나갈 것입니다. 기록된 사진은 연말에 사진전과 사진책 발간으로 이어집니다.

 참여 작가들을 소개합니다. 

 


김승준 작가

사진을 어떻게 하면 잘 찍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지금은 왜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dojaesa09.jpg
사진을 찍으면서 자주 내 안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 결과물들을 누군가의 시선 속으로 던져놓는 것은
매번 쑥스럽고 부끄럽기만 하지만
그 순간들을 버텨내며 조금씩 단단해져가고 있다고 믿기에
여전히 지금도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섭니다.
요즈음 제주의 산과 바다와 바람, 신화와 전설
그리고 제주人에 대한 무한 애정을 빌미로
많이 부족하지만 그것들을 사진 속에 담아내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 나의 제주사랑이 더 농염해지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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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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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바퀴 같던 시간이 지나 나만의 시간이 많아진 요즘, 

많은 것을 기억하고 싶고 가지고 싶어하는 것이 

욕심이라는 걸 지금에 와서 느꼈다는 게 번민의 시작이었다. 
조금씩 나의 기억과 몸과 마음이 예전과 다름에 이를 채울 수 있는 게 

사진이라는 매체가
답이었다. 그런데 쉽지 않다. 그것도 욕심이었음을.....
하지만 기억 속에 남아있을 과거를 사진열차에 몸과 마음을 실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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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자영 작가

멋지거나 새롭거나 독특한, 혹은 유머가 있거나 추억이 담긴, 이 모든 아름다움을 찾아서 사진을 찍어 남기는 일은 나를 순화하고 치유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내가 이제껏 살아온 공간과 그 안의 사람들 또한 아름다움을 지키며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이 모든 여정을 함께 할 카메라가 있으니 참 든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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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창길 작가(단장)

‘사진은 - 쓰고 읽고 말하기’   

 

오랜 기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업무와 관련하여
찍어 왔던 무수히 많은 사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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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 사진들을 보면서
“사진에 생명을 준다면”
이러한 생각에 수년이 지난 지금 여기에 와있다.
 
아직 만족할 만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고,
영원히 그 해답을 찾지 못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계속 진행될 것이다.
 
그것이 사진에 대한 나의 열망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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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길영 작가

“도시 재생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dojaesa07.jpg

현재의 낡은 집을 기초로 그저 낡은 부분만 수리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바로 주변의 다세대 주택으로의 모습으로 변화해야 하는지?

아니면 멀리 보이는 그리고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아파트의 형태로 바꾸어야 하는지?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집들의 기본적인 3가지 형태를 한 장의 사진에 보여주고도 싶었습니다.


-. 2018년 2월 28일: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수업 후 첫 공동 사진집 냄.
-. 2019년 12월 7일:   두번째 공동 사진집 <사이>에 참여.  (마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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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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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여행을 좋아하는 part timer.
세상을 찬찬히 깊게 바라보고 나만의 맥락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그 과정에서 자신도 몰랐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는 
성찰의 방편으로 사진을 하고 싶다.
인적 드문 곳에서 만나는 경이로운 자연
북적이는 시장에서 마주치는 우리의 일상
뭔가 마음을 울리는 진실 된 모습이라면
그 무엇이든 담고 싶다.
아직은 미흡할지라도 가끔은 우연의 신이 도와주리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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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작가

 

인식이란 것이 생기고 부터

궁금한 것, 궁금한 곳이 많았다dojaesa08.jpg

아는 것은 알아서 모르는 것은 몰라서 더욱.

 

세월 흘러흘러 망각이란 검은강이

기억을 슬금슬금 쓸어가고 부터

눈에 잡히지 않는 앎에 대한 욕구는 내려 놓고

잊고 싶지 않은 곳을  붙들어  놓기위해 든 카메라

 

예기치 않던 번뇌망상 일기도 하지만  

아직은 가장 재미 있는 놀이 

거듭하다 보면 내게도 남에게도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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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기봉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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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jaesa01.jpg이용욱 작가

 

 

퇴직 후 잡은 카메라가 자꾸 나를 재촉합니다.

 

렌즈로 들여다 본 세상에 대해 말해 보라구요.


우연히 아무데서 아무렇게나 만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기록하며

 

 

그 속에서 당연하지 않은 행복을 찾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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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난희 작가

나를 보는 타인의 시선 그리고 나를 보는 나자신의 시선.
하지만 사진을 시작하면서 또다른 나를 알게 된다.
사진은 나의 스토리이다.
나의 마음속 깊고 깊은 구석을 자리잡은, 나 조차도 알 수 없는
그 무엇을 대신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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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 작가dojaesa02.jpg

소소한 일상의 흔적을 카메라에 담다 보면, 그 안에는 어제의 내가 있기도 하고, 내일의 내가 보이기도 한다.
뒤돌아볼 겨를도 없이 바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삶 속에서,

렌즈 속으로 보이는 세상살이는 나를 들뜨게도 하고 좌절하게도 하며 지속적으로 흥분시키는 무언가가 있다.
반복적인 일상일지라도 프레임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 스토리가 생기고,

소통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내는 사진 한 컷.
멋진 프레임은 아닐지라도, 마음 한쪽에 뭉클하게 파고드는

이 사진 한 컷이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뛰쳐나가게 만드는 이유가 아닐까.
이러한 ‘사진살이’는 지리멸렬한 일상을 반복해내야 하는 내 삶 속에서 나만의 해방구가 되어줄 것이다.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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