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6월 셋째주 참여작가

 

최현주: 서른즈음에 3

노창길: 지금도 그들은 이곳에 산다

박경희: 도시 농부 유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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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즈음에 - 3
 
‘서른즈음에’의 인기 품목은 단연 ‘데드락’이다.
‘데드락’은 ‘레드락’ 생맥주에 ‘데킬라’ 샷을 섞어서 만든 칵테일로, 레몬 한 조각을 띠워 상큼함을 더 한다.
  ‘데드락’은 ‘레드락’ 생맥주가 담긴 잔에 레몬조각을 손으로 짜서 통째로 넣고 한 모금을 마신 뒤, 그 안에 ‘데킬라’ 샷을 떨어뜨려 그대로 마시는 칵테일이다. 생맥주 ‘레드락’을 한 모금 마실 때 적정량을 마셔야 ‘데킬라’ 샷을 넣었을 때 넘치지 않고 배합을 잘 이룰 수 있다. ‘데킬라’ 샷을 넣은 생맥주잔은 흔들어 섞지 말고, 다 마실 때까지 그대로 마시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레드락’의 경쾌한 맛에 산뜻한 레몬향이 첨가되면서 청량감을 주다가 마실수록 ‘데낄라’ 특유의 농후한 맛을 느낄 수 있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손으로 잘게 찢어 포슬포슬하게 구워진 먹태 안주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찍어 먹는 마요네즈 간장 소스는 ‘먹태’ 안주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이 ‘데드락’은 우연한 계기로 만들어진 효자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늦은 저녁시간에 술이 거나하게 취한 진상 후배들이 가게로 쳐들어와 ‘레드락’과 ‘데킬라’를 시켰는데, 짜증이 난 사장님은 ‘레드락’에 ‘데킬라’를 막 섞고 거기에 손으로 막 짠 레몬을 넣어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나며, ‘데드락’이 탄생하게 된다.
  후배들은 맛이 좋다며 자꾸 주문을 계속 하였고, 이상하게 생각한 사장님이 맛을 보게 되었는데 의외로 맛이 좋았다고 한다. 그래서 차후에 이것을 상품화시키게 되었고, 결국 주력상품이 된 것이다.
  ‘데드락’이란 이름은 ‘레드락’과 ‘데킬라’에서 한자씩 따고, 여기에 즐거울 락(樂)이란 이름을 붙여서 ‘데드락’이 되었다.
  그 후로 ‘데드락’은 대박을 쳤고, 지금은 다른 가게에서도 많이 따라 하고 있다.  
 
최현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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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들은 이곳에 산다

 

몇가구를 제외하곤(이들도 떠나겠지만)
모두 떠나버린 마을엔
지금도 그들은 산다.
 
길냥이들…
모두가 떠난 그곳에서 각자의 영역을 지키며
때론 순찰하듯 여기 저기 구석 구석을 돌아다닌다.
 
마지막 주민이 떠나면
폐허의 철거가 시작되면
그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을 골목에
길냥이들은 남아 있으려나?
 
노창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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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농부 유 은호

 

3월 초
처음 그를 만났을 때
골목길에 늘어서있는 빈 화분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정성을 쏟는 화분 텃밭에 대해
늘 할 말이 많다.
 
모종 심고 물 주고 깻묵 삭혀 거름 주고,
꽁초 우린 물로 벌레를 막고...
여럿이 나누기 위해 가꾸는 골목길 텃밭.
골목 입구의 커다란 고무 물통은 마을 우물이다.
 
골목길 청소를 자청하고
몸 편찮은 동네 형님도 챙기는
정 많은 사람.
 
이거 찍어 봐요. 귀엽잖아.
  -제법 자란 방울토마토는 6월 말이면 딸 수 있다고 한다.
호박도 이렇게 열렸고...
포도나무 꼭 찍어요. 올 해 많이 열릴 거야.
 
오늘은 깻잎을 따다가 동네 형님네서 함께 하는 밥상에 올린다.
 
그는 진정한 도시 농부. 

 

박경희 작가 


 

도시재생사진단

 

11명의 사진가들이 의기투합하여 2020년부터 도시재생을 주제로 사진작업을 시작합니다. 도시재생은 여러 뜻이 함축된 다양한 형태의 활동입니다. 산업화 시대의 산물로 탄생한 도시의 건축물과 시설이 도시환경의 변화에 따라 제 구실을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노후화된 도시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 모든 활동이 도시재생을 형성합니다. 재개발, 재건축 같은 기존의 물리적 정비방식에 더해 골목길 청소, 불법주차로 인한 보행권 위협 해소, 담장 미화 등 크고 작은 모든 움직임이 도시재생을 의미합니다. 한겨레 사진마을 도시재생사진단(이하 도시재생사진단)은 올해 서울 서대문구 ‘천연 충현’과 신촌의 오래된 가게를 중심으로 도시재생을 기록해나갈 것입니다. 기록된 사진은 연말에 사진전과 사진책 발간으로 이어집니다.

 참여 작가들을 소개합니다. 

 


김승준 작가

사진을 어떻게 하면 잘 찍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지금은 왜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dojaesa09.jpg
사진을 찍으면서 자주 내 안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 결과물들을 누군가의 시선 속으로 던져놓는 것은
매번 쑥스럽고 부끄럽기만 하지만
그 순간들을 버텨내며 조금씩 단단해져가고 있다고 믿기에
여전히 지금도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섭니다.
요즈음 제주의 산과 바다와 바람, 신화와 전설
그리고 제주人에 대한 무한 애정을 빌미로
많이 부족하지만 그것들을 사진 속에 담아내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 나의 제주사랑이 더 농염해지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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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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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바퀴 같던 시간이 지나 나만의 시간이 많아진 요즘, 

많은 것을 기억하고 싶고 가지고 싶어하는 것이 

욕심이라는 걸 지금에 와서 느꼈다는 게 번민의 시작이었다. 
조금씩 나의 기억과 몸과 마음이 예전과 다름에 이를 채울 수 있는 게 

사진이라는 매체가
답이었다. 그런데 쉽지 않다. 그것도 욕심이었음을.....
하지만 기억 속에 남아있을 과거를 사진열차에 몸과 마음을 실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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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자영 작가

멋지거나 새롭거나 독특한, 혹은 유머가 있거나 추억이 담긴, 이 모든 아름다움을 찾아서 사진을 찍어 남기는 일은 나를 순화하고 치유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내가 이제껏 살아온 공간과 그 안의 사람들 또한 아름다움을 지키며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이 모든 여정을 함께 할 카메라가 있으니 참 든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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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창길 작가(단장)

‘사진은 - 쓰고 읽고 말하기’   

 

오랜 기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업무와 관련하여
찍어 왔던 무수히 많은 사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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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 사진들을 보면서
“사진에 생명을 준다면”
이러한 생각에 수년이 지난 지금 여기에 와있다.
 
아직 만족할 만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고,
영원히 그 해답을 찾지 못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계속 진행될 것이다.
 
그것이 사진에 대한 나의 열망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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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길영 작가

“도시 재생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dojaesa07.jpg

현재의 낡은 집을 기초로 그저 낡은 부분만 수리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바로 주변의 다세대 주택으로의 모습으로 변화해야 하는지?

아니면 멀리 보이는 그리고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아파트의 형태로 바꾸어야 하는지?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집들의 기본적인 3가지 형태를 한 장의 사진에 보여주고도 싶었습니다.


-. 2018년 2월 28일: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수업 후 첫 공동 사진집 냄.
-. 2019년 12월 7일:   두번째 공동 사진집 <사이>에 참여.  (마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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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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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여행을 좋아하는 part timer.
세상을 찬찬히 깊게 바라보고 나만의 맥락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그 과정에서 자신도 몰랐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는 
성찰의 방편으로 사진을 하고 싶다.
인적 드문 곳에서 만나는 경이로운 자연
북적이는 시장에서 마주치는 우리의 일상
뭔가 마음을 울리는 진실 된 모습이라면
그 무엇이든 담고 싶다.
아직은 미흡할지라도 가끔은 우연의 신이 도와주리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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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작가

 

인식이란 것이 생기고 부터

궁금한 것, 궁금한 곳이 많았다dojaesa08.jpg

아는 것은 알아서 모르는 것은 몰라서 더욱.

 

세월 흘러흘러 망각이란 검은강이

기억을 슬금슬금 쓸어가고 부터

눈에 잡히지 않는 앎에 대한 욕구는 내려 놓고

잊고 싶지 않은 곳을  붙들어  놓기위해 든 카메라

 

예기치 않던 번뇌망상 일기도 하지만  

아직은 가장 재미 있는 놀이 

거듭하다 보면 내게도 남에게도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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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기봉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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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jaesa01.jpg이용욱 작가

 

 

퇴직 후 잡은 카메라가 자꾸 나를 재촉합니다.

 

렌즈로 들여다 본 세상에 대해 말해 보라구요.


우연히 아무데서 아무렇게나 만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기록하며

 

 

그 속에서 당연하지 않은 행복을 찾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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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난희 작가

나를 보는 타인의 시선 그리고 나를 보는 나자신의 시선.
하지만 사진을 시작하면서 또다른 나를 알게 된다.
사진은 나의 스토리이다.
나의 마음속 깊고 깊은 구석을 자리잡은, 나 조차도 알 수 없는
그 무엇을 대신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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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 작가dojaesa02.jpg

소소한 일상의 흔적을 카메라에 담다 보면, 그 안에는 어제의 내가 있기도 하고, 내일의 내가 보이기도 한다.
뒤돌아볼 겨를도 없이 바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삶 속에서,

렌즈 속으로 보이는 세상살이는 나를 들뜨게도 하고 좌절하게도 하며 지속적으로 흥분시키는 무언가가 있다.
반복적인 일상일지라도 프레임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 스토리가 생기고,

소통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내는 사진 한 컷.
멋진 프레임은 아닐지라도, 마음 한쪽에 뭉클하게 파고드는

이 사진 한 컷이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뛰쳐나가게 만드는 이유가 아닐까.
이러한 ‘사진살이’는 지리멸렬한 일상을 반복해내야 하는 내 삶 속에서 나만의 해방구가 되어줄 것이다.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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