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 능파대
문암리.
흔히 지나칠만한 강원도 고성의 수많은 해변 중 하나지만,
능파대라 불리는 바위 절벽이 이곳을 특별하게 만든다.
속이 파이고 구멍 뚫린 바위들은 서로가 서로를 감싸듯 웅크리고 있고
해안선 끝자락엔 파도를 한껏 끌어안을 듯한 거대한 너럭바위가 자리 잡았다.
바위의 굴곡을 따라 파도가 만들어내는 포말 또한 유난히 하얗고 예쁘다.
파도와 바위는 서로 말이라도 주고받듯,
파도를 타고 바위 구멍 사이를 오가며 바람소리가 요란하다.
건널 능(凌)에 물결 파(波) 자를 쓴다.
‘파도 위를 걷는다’ 하여 능파인데, 속 뜻은 ‘예쁜 여인의 걸음걸이’라고 한다.
종종걸음을 걷게 하는 바위들의 형상때문이었는지,
부서지는 파도가 유난히 예뻐서였는지,
아니면 파도를 닮은 바위들에서 받은 감동 때문이었는지 알 길이 없지만
소금기 가득한 파도에 깎이고 녹아내린 조그만 돌섬을 옛 사람들은 이리 멋지게 작명했다.
하늘 같은 바다...
바다 같은 하늘...
지평선 같은 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