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오개 24
씨줄 날줄로 얽혀 부대끼며 살아오던 터전. 오랜만에 다시 찾은 애오개. 그 집집들이 날카로운 잔해로 뒹굴며 쌓이면서 내 눈을 찌르며, 달려들며 이곳을 수없이 오고 가던 내게 “이제 그만 이곳에서 정을 떼어 버리라”는 듯 무거운 납덩이처럼 형언하기 어려운 무게로 짓누르며 다가선다.
떠나간 이들이 버리고 간 흔적 한 점 한 점에 집집마다의 이야기와 사연들이 들어있다. 마치 이곳에 살던 모든 흔적들을 다 지우며 살겠다는 다짐처럼 많은 것들을 버리고 간다.
김준호 작가는
신구대, 중앙대 사진교육원을 수료했다.
2006년 12월 갤러리비트 ‘06시선’, 2015년 4월 한미사진미술관 ‘욥기’ 등 19회에 걸쳐 단체전에 참여했고2009년 11월 갤러리브레송 ‘느림’ 등 3회에 걸쳐 개인전을 열었다.
2008년 동아닷컴 주관 국제사진콘테스트에서 포트폴리오 부문 동상을 수상했다.
www.facebook.com.JoonhoKim.05
한 걸음 한걸음 다시 걸어 보며 이제 정말 이곳에서 정을 떼어야 할 날이 다가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