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회
푸른 초록의 봄은 아직 저 남녘에서 꼼지락거리며 언제 올라올지 모르는,
봄이라기에는 이른 날
집 나온 고양이는 그늘 짙은 골목 화분 곁을 서성거리고,
용케 양지바른 곁에 자리 잡은 화분에는 푸른 잎사귀에 햇빛이 한나절 내려앉아 꾸물거린다.
골목 벽들은 날이 다르게 주저 않고 있었다.
동네 골목 안 깊숙한 곳, 한 곳은 너무나 쇠락해서 다니기가
겁이 날 정도다.
꼼꼼한 주인 분 손길이 닿는 곳은 그나마 현상유지로 버티지만
이미 집을 비웠거나 무관심하게 방치하면 골목과 벽은 속도가 가파르게 빨라져 기울어지다가는 주저앉아 손쓸 수 없도록 되어 폐가가 되거나 다닐 수 없는 골목으로 변해버린다.
김준호 작가는
신구대, 중앙대 사진교육원을 수료했다.
2006년 12월 갤러리비트 ‘06시선’, 2015년 4월 한미사진미술관 ‘욥기’ 등 19회에 걸쳐 단체전에 참여했고2009년 11월 갤러리브레송 ‘느림’ 등 3회에 걸쳐 개인전을 열었다.
2008년 동아닷컴 주관 국제사진콘테스트에서 포트폴리오 부문 동상을 수상했다.
www.facebook.com.JoonhoKim.05
쇠락해가는 골목의 분위기인지 흑백의 암흑이 더 선명하고 강하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