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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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오개는 사십 년의 기억에서 지워졌다 다시 찾아낸 동네였다. 그러나 존재하는 현재와 지나간 시간들이 뒤엉킨 두 공간이 혼재된 기억을 살려내기는 역부족 일만큼 많은 시간의 간극은 극복하기 어려울 만큼 변화되어버린 공간이었었다.
유년의 기억은 사라진 공간의 재현이며, 지난 시간에 대한 반성이며, 못다 찾아낸 이야기와 서사가 혼재되어 마치 빗장 풀린 마법의 시간을 느닷없이 조우한 것처럼 낯설고 낯선 동네였다.
 
 처음에는 카메라를 경계하며, 날 선 표정으로 노려보았었지만 십수 년 드나들다 보니 골목 어귀에 밤 까기, 마늘 까기 부업거리를 내다 놓고 농을 건네며 반가워하는 분들도 있었다. 무더운 여름에는 가끔 아이스크림을 사내라며 웃는 표정들은  오래된 가족처럼 환한 얼굴들이 지키는 우리 이웃들이 살아가는 동네였었다.
 
어릴 때 골목은 넓고 한없이 길었으나 이제 두 팔 벌릴 것도 없는 좁디좁은 골목에 계절은 스며들 듯이 찾아와서는 빈 빨랫줄을 흔들다 가고, 눈발 지나면 소복이 쌓여 담 밑을 지키다 가고, 때로는 아무도 없는 텅 빈 골목으로 비워 놓기도 했다.

 

 



 김준호 작가는 kjh.jpg
 
신구대, 중앙대 사진교육원을 수료했다. 
2006년 12월 갤러리비트 ‘06시선’, 2015년 4월 한미사진미술관 ‘욥기’ 등 19회에 걸쳐 단체전에 참여했고

2009년 11월 갤러리브레송 ‘느림’ 등 3회에 걸쳐 개인전을 열었다.  
2008년 동아닷컴 주관 국제사진콘테스트에서 포트폴리오 부문 동상을 수상했다. 
 
 www.facebook.com.JoonhoKim.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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