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강경은 활기찼다. 전라도와 충청도를 잇는 포구에는 멀리 중국에서도 상선들이 오갔고 조선 3대 시장이라는 강경장에는 바다와 육지 것들이 한데 모였다.
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유히 흐르는 강을 타고 사람과 물자는 모이고 또 모였다.
덕분에 충남에는 처음으로 우체국이 세워졌고 전기도 들어섰다. 호남에는 전에 없던 극장이 나타났을 정도다.
적당한 물을 기반으로 모이는 많은 사람들.
들어서는 이가 많은 만큼 강경은 늘 변화하고 번화했다.
수량까지 큰 폭으로 변화했다.
서해의 조수 간만이 느껴질 정도였으니, 수량의 변화폭이 어느 정도였을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화강암 덕분이다. 변덕스럽게 변하는 물의 형태를 굳건히 버틸 수 있던 것은
단단한 화강암이 바닥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덕에 강경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좋은 포구가 됐다.
제방을 따라가다 보면 나루터가 있었을 자리에 조그만 돌 언덕 두 개가 보인다. 아래는 민둥 바위, 꼭대기는 나무로 무성한 바위. 물에 잠겨 있었다면 바위섬으로 불렸을 법하다.
가끔 절리는 바위의 한 면을 차지한다.
절리 덕분에, 후대는 이 바위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진기하다. 물의 흔적을 머금고 있기 때문이다. 바위는 각각의 색과 모양으로 물길을 담고 있다.
변하지 않는 자신의 몸으로, 변하는 물의 자취를 품고 있는 바위로부터
지나간, 현재의, 그리고 앞으로의 세월이 보이는 듯하다.
김병구 작가는
국민대학교 졸업.
영화지 필름 2.0과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DAZED&CONFUSED) 포토그래퍼
현재 프리랜서 사진가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