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마이산
거대한 자갈 더미 산.
이리저리 떠밀리던 바위들이
힘에 눌리고 시간에 덮여 우뚝 솟았다.
거칠고 투박한 표면과 달리 모래성처럼 매끄러운 능선을 가졌고
위태로운 경사에도 돌멩이 하나 구르지 않을 만큼 단단한 산이 됐다.
산등성이는 듬성듬성 커다란 구멍으로 가득하다.
차가운 바람과 뜨거운 태양은
산의 얼굴을 얼리고 녹였다.
결국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 빗물은 경계를 무너뜨렸다.
수천 년의 시간 동안, 듬성듬성,
숱한 커다란 구멍들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깊게 패인 듯하지만 사실 비워낸 자리다.
늘 그렇듯,
인간은 쌓고 자연은 비운다.
어쩌면 탑사는,
그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