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갑천고등학교를 낀 우측길로 한참을 올라가다 보면,
좁을 길을 이정표로 샘골, 물골 등의 나무간판이 꽂혀있다.
그 작은 마을들은 현대문명의 이기인 내비게이션에도 표시되지 않는다.
그런 길은 비포장도로일 수밖에 없고,
포장이 되지 않았기에 천천히 털털거리며 달려가는 경운기가 제격이다.
홍천 5일장이 열리던 날이었을 터이다.
할머니가 간만에 예쁘게 꾸미고 할아버지와 함께 외출을 하신다.
평소 농사일을 할 때에는 운전석 옆에 잘도 앉으시더니만,
오랜만에 차려입은 예쁜 옷 주름질까 그러신지 짐칸에 올라서 서셨다.
그러나 이제 그 길을 함께 걷던 할아버지는 몇 해전에,
할머니만 남기고 하늘로 난 길을 휘적휘적 걸어가셨다.
간혹, 그 길을 할머니 혼자 터벅터벅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