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솔
바위솔이 작은 꽃을 한껏 달고 한껏 의기양양한 강아지꼬리처럼 자랐다.
이 꽃은 어머님의 꽃밭에 흔하디 흔한 것이었고, 사람의 손길이 탄 것은
야생화라고 할 수 없다면서 만나고 싶은 야생화가 있으면 먼 곳까지 달려가면서도
어머니의 꽃밭에서 어머니의 사랑을 받으며 자란 바위솔은 사진으로 담는 것조차 거부(?)했었다.
그러다 어느날,
다닥다닥 맺은 별을 닮은 작은 꽃들을 보면서 사진을 남겨두었다.
그렇게 바위솔은 어머니의 꽃밭에서 언제나 자라날 줄 알았다.
그러나,
이제 겨우 어머니 추모 2주기가 한 달은 더 남았는데,
어머니의 꽃밭에서 자라나던 바위솔은 단 한 개체도 남지 않았다.
바위솔뿐 아니라, 어머니의 사랑을 받고 자라던 모든 것들이 사라져버렸다.
대설도 지난 마당에 남도 땅도 아니고 무슨 꽃이 있을까 싶어 추억을 더듬어가며 바위솔을 찾았다.
아, 별을 닮은 쇠별꽃은 중부지방 양지바른 곳에서는 요즘도 볼 수 있다.
어둠이 깊을수록 밝게 빛나는 별, 오늘 그 별이 반짝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