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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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솔

바위솔이 작은 꽃을 한껏 달고 한껏 의기양양한 강아지꼬리처럼 자랐다.
이 꽃은 어머님의 꽃밭에 흔하디 흔한 것이었고, 사람의 손길이 탄 것은
야생화라고 할 수 없다면서 만나고 싶은 야생화가 있으면 먼 곳까지 달려가면서도
어머니의 꽃밭에서 어머니의 사랑을 받으며 자란 바위솔은 사진으로 담는 것조차 거부(?)했었다.
그러다 어느날,
다닥다닥 맺은 별을 닮은 작은 꽃들을 보면서 사진을 남겨두었다.
그렇게 바위솔은 어머니의 꽃밭에서 언제나 자라날 줄 알았다.
 
그러나,
이제  겨우 어머니 추모 2주기가 한 달은 더 남았는데,
어머니의 꽃밭에서 자라나던 바위솔은 단 한 개체도 남지 않았다.
바위솔뿐 아니라, 어머니의 사랑을 받고 자라던 모든 것들이 사라져버렸다.
 
대설도 지난 마당에 남도 땅도 아니고 무슨 꽃이 있을까 싶어 추억을 더듬어가며 바위솔을 찾았다.
아, 별을 닮은 쇠별꽃은 중부지방 양지바른 곳에서는 요즘도 볼 수 있다.
 
어둠이 깊을수록 밝게 빛나는 별, 오늘 그 별이 반짝이길 바란다. 

 

 김민수작가는
 
서울생으로 현재 한남교회 담임목사, 문화법인 ‘들풀’ 대표.
 
2003년 ‘Black&White展’, 2004년 ‘End&Start展’

2004, 2005년 ‘여미지식물원 초정 ’제주의 야생화 전시회’fkim11.jpg

2005년 북제주군청 초청 ‘순회전시회’


2011년 한겨레포토워크숍 '가상현실‘로 연말결선 최우수상, 한겨레등용작가
2013년 지역주민을 위한 ‘들풀사진강좌’ 개설
 
저서로 <내게로 다가온 꽃들 1, 2>,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생겼다?>, <하나님, 거기 계셨군요?>,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 생겼다?>, <달팽이 걸음으로 제주를 걷다>,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 등이 있다.
각종 매체에 ‘포토에세이’를 연재했으며, 사진과 관련된 글쓰기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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