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막 캐는 할매들, 널배 타고 출근하신다.
갯벌에는 매서운 겨울을 나기 위해 살을 찌운 참꼬막이 보석처럼 박혀있다.
봄엔 껍데기를 키우고 여름이면 산란을 하는 꼬막은
추위에 살이 더 쫄깃쫄깃해져 전국으로 팔려 나간다.
꼬막 시즌은 딱 석 달 뿐이지만
허리 굽은 몸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게 어딘가.
허벅지까지 푹푹 빠지는 갯벌, 이젠 힘이 부쳐 빠져나오기도 힘든 나이지만
할매들은 평생 널배를 놓을 수 없다.
남들은 나무라는데
내겐 이게 밥그륵이여
다섯 남매 갈치고 어엿하게 제금냈으니
참말로 귀한 그륵이제
김 모락 나는
다순 그륵
(이지엽 ‘널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