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매! 산수유 털어야 하는데, 밤새 무서리가 저리 내렸네....’
이른 아침부터 할매는 밖을 내다보며 중얼중얼.?
상강이 지나 서리가 내리면 산수유 열매를 따야 하는데 날씨가 추우면 일이 더디다.
햇살 퍼지길 기다리던 할배, 수십년 내공을 발휘해 산수유 열매를 털기 시작한다.
장대를 휘두를 때마다 후두둑 떨어지는 홍보석들.
한 알 한 알이 보배롭다.
산수유로 6남매 대학 시키고 시집 장가까지 보냈다는 두 내외.
열매를 털다가도 티각태각 말싸움, 그러다 곧장 휴전.
마침내 할배가 골났다. 긴 장대 들고 밭을 건너가신다.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고 다시 돌아오시려나.
햇살에 홍보석처럼 빛나는 산수유.
할배도 할매도 한때는 너처럼 붉은 가슴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