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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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암리에서

 
작년에 외암리의 봄과 가을을 만났었다.
모내기를 막 끝낸 봄날의 외암리에선 앵두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었다.
이제 막 몽우리를 맺은 아직은 연두빛깔 수국을 배경으로 여린 양귀비도 활짝 피었다.
 
나이를 가늠하기 힘든, 수백 년은 되었음 직한 골목 안쪽 은행나무가 노란 잎을 소북이 떨어뜨리어 길가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던 가을날에 얕은 담장 너머에선 감나무가 빨간 과실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다.
 
그리구 올해, 외암리의 여름이 궁금해 길을 나선 날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가뭄 끝에 대지를 촉촉이 적셔주던 비, 그리고 낮게 잿빛 구름을 드리운 하늘.
비 오는 날도 좋아하지만 비오는 날의 하늘을 더 좋아하는 나.
 
부슬부슬 곱슬머리를 대책 없이 부스스하게 만드는 가녀린 빗발도 아니고, 아스팔트 열기를 확 데워놓는 잠깐 소나기도 아닌, 적당히 굵고 적당히 가늘면서 오래도록 내리는 여름날의 비, 바야흐로 장마가 시작되고 있었다. 그 비가 만들어낸 하늘, 아니 하늘이 먼저겠지, 검정 수채물감을 아주 옅은 농도로 물을 듬뿍 섞어 굵은 붓으로 터치하듯 찍어내고, 마르면 다시 반복하고 또 반복하는 것으로 만들어낸 것 같은 투명한 잿빛 구름을 낮게 드리운 하늘이 맑은 날의 하늘보다, 이쁜 하얀 뭉게구름의 하늘보다 좋다. 사실 일출, 일몰 그 어떤 하늘보다도 그런 하늘을 좋아한다.
의외로 자주 볼 수 있는 하늘은 아니다.
사진으로 이쁜 하늘은 더더욱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일 좋아하는, 살짝 우울해질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기분조차 맑아지는 그런 하늘을 가졌던 몇 안 되는 날들이 있다. 인버네스에서 그랬구, 잘츠부르크에서 그랬구, 드레스덴에서, 메테오라에서, 쿠스코에서 그랬다.
어린 시절 고향에선 종종 그랬다. 이제는 외암리의 하늘도 그런 하늘로 추가되겠지….
 
비를 맞아 마을 어귀의 연꽃도, 어두워진 돌담도, 흐드러진 능소화도, 호박꽃도, 막 열매를 맺은 호박까지 콘스라스트가 더해졌다. 대충 찍어도 색이 곱고, 고와서 더 슬퍼지는 얕은 담장 너머, 담장 위의 구구절절이 있다.
 
날이 좋아, 좋아하는 날씨라 삼각대 펴기도 귀찮구 렌즈에 비옷을 입히긴 더더욱 귀찮아서 사진은 대충이고 틈날 때마다 정자마루를 찾는다.
먼저는 가보지 못했던 골목 구석구석까지 기웃거리면서 한겨울 날, 새하얀 눈이 밤새 소리없이 소북이 내린 새벽에 새 발자국을 만들며 돌담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빠진다.
 

  

이은숙작가는

 

충북 괴산읍내에서도 한참 먼 시골에서 나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읍내 중학교 시절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고
도청소재지 여고를 나와

상경해서는 꿈과는 달리 아주 실용적인 학과를 마치고
지극히 평범하고 지루한 직장생활을 하고

20년 직장생활 중 가끔은 다 접고 배낭을 꾸렸던 
돈과 시간 중 넉넉한 게 있다면 여행을 꿈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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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꿈을 포기 못해 
사진으로라도 아련한 그리움과 이쁜 색채감을 그려내고 싶은
현실과 타협 못 하고 여전히 이상을 꿈꾸는 초보사진쟁이
  
단국대학교 정보관리학과 졸업
한국방송통신대 일본학과 졸업
  
한겨레교육문화센터 곽윤섭의 사진클리닉 29기 수료
성남아트센터 사진아카데미 2년 수료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으로 몇 차례 단체전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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