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동네의 파수꾼인 버스가 멈춘 곳은
조그마한 철암시장이다.
조롱박으로  조각품을 만들어 파시던
구수한 인상의 할아버지,
계절을 놓쳐 버린 홍시와
각종 과일을 진열해놓고
하모니카를 불던 아저씨,

그렇게 철암 시장은,
시장의 역할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인생의 굴레를 엮으며
인파로 시끌벅쩍 했었던 그 곳,
 
검은 얼굴의 아버지께서
하얀 이를 보이시며
호빵을 사 주셨던 그 곳,

지난 시간을 덮으려는 듯
그 곳에도 어김없이 눈이 내렸다.
하얗게 쌓인 산더미 같은 눈들 ,
숨소리도,
그 어떤 소음도,
물 속 세상 마냥 조용해졌다.

곧 부서질 것만 같은 철암시장 간판이
북적이며 왕성했던
전성기의 기상을 간직 한 채 
눈 속에 잠들어 있다.
흩날리는 눈발만이 덩그러니, , ,

그 자리를 이불가게 할머니의 잰 걸음이
철암시장의 침묵을 조심스레 깨운다.
무덤덤하게 잠시 바라보시는 눈에는
광부 아내로서의 삶이
그리 녹녹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눈 내리는 소리가 들릴 듯 말 듯 한 침묵,
검은 탄가루가 흩날렸던 지난 기억들이
눈에 파묻혀 조금씩 사라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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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출생이고 현재 오투리조트에서 근무,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 홍보운영위원과 한국리얼다큐사진가회회원.

 

2010년 제 24회 강원도 사진대전 대상, 2013년 제 1회 최민식 사진상 특별상 대상 등 여러 수상경력.

 

2014년 ‘아버지는 광부였다’ 개인전. 2013년 성남시청 초대전 '태백의 사계', 2014년 대한민국 국회초대전

'웅비하는 대한민국 그러게 말이다' 등  여러 단체전.

 

저서로 ‘금대봉의 야생화’, ‘아버지는 광부였다’ 사진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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