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오색딱따구리 집짓기
자연의 신비로움이야 주변을 조금만 관찰해 봐도 끝이 없다.
오늘 찾은 광교산자락, 딱딱딱… 끝없이 반복되는 나무 쪼는 소리,
그 소리는 맑고 투명해 온 산을 울림으로 뒤덮는다.
소리 나는 방향을 향해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고, 드디어 큰 오색 딱따구리가 둥지를 열심히 파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나무의 겉과 속, 변재부와 심재부로 이루어진 단단한 곳을 저 부리만으로 파고 든다는 것,
한 번씩 부리로 나무를 찍어낼 때마다 뇌에 그대로 전달될 충격을 어찌 흡수하고 처리하는지 끝없이 이어지는 반복 동작이 놀랍기만 하다.
평소라면 이처럼 가까운 거리를 내줄 녀석이 아니다.
오늘은 조금 욕심을 내어 더 가까이 다가갔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나를 경계하는 것보다 둥지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함일 것이다.
머리에 빨간 띠가 있으며 배에 줄무늬로 보아 큰오색딱따구리 수컷이다.
머지않아 둥지를 다 만들고 암컷을 유혹해 좋은 짝을 맞아들이길 바란다.
이석각 작가는
1958년생
건축을 전공했으며
퇴직해 지금은 건축설계 디자인을 하며
다인산업개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취미로 생태조류 사진을 즐겨 촬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