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천 운봉구간 두 번째 이야기
회덕마을에서 휴식 후에 첫눈을 맞이한다. 온 세상이 아름답다.
첫눈 내리는 구룡폭포길을 걷다가 왼쪽 비포장도로로, 다시 논둑길로 들어선다.
눈이 쌓이기 시작하는 산야는 인적이 끊기고 여남은 명 우리 팀 외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덕산 저수지를 지나는 길은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운봉, 산내 사람들이 남원장을 보러 다녔던 옛길이라고 한다. 여름날 같으면 저수지를 조망할 수 있는 심수정에서 한 숨 쉬어가도 좋으련만 춥고 갈 길은 머니 발걸음을 재촉할 수밖에.
덕산 저수지 동북편의 해발고도 549m 고갯길을 넘어 왼쪽으로 꺾어지면 오른쪽이 덕산마을, 왼쪽으로는 기장마을이 나타난다.
둘레길은 양쪽 마을 한가운데로, 너른 들의 중앙으로 둑방길을 따라 이어진다.
지리산 둘레길 1구간은 운봉교까지인데 둑방길을 쭉 이어가도 좋으련만 끝자락에서 운봉읍내를 ‘ㄷ’ 자로 휘돌아와서야 끝을 맺는다.
‘ㄷ’ 자가 시작되는 구간에 서부지방산림청 남원양묘사업소가 있다.
눈이 내리는 가운데 어린 묘목들이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이렇게 눈 속에서도, 얼음 속에서도 뿌리를 잘 내려야 내년 봄을 기약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같이 힘내서 추운 겨울을 이겨내도록 애써 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