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다누시마루를 상징하는 것들은 뭐가 있을까. 농산물로는 거봉포도의 원산지다. 이곳 포도나무는 보통 50년이 넘어야 명함을 내밀 수 있다. 포도밭에는 미스터 코리아 허벅지만 한 밑동의 포도나무들이 즐비하다. 단감도 이곳 특산물 중 하나다. 감나무 밭에는 환갑을 넘긴 단감나무들이 빼곡하다. 신록에서 단풍까지 이곳 풍경의 주역이 되는 명물들이다. 
 
이곳은 오래전부터 일본 제일의 정원수 생산지이기도 하다. 한때는 밤에 멀리 후쿠오카까지 나가서 술 마시고 택시 불러 돌아오던 좋은 시절도 있었다. 정원수는 폼나긴 하지만 비싸고 관리도 힘들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의 관심이 꽃으로 옮겨갔다. 추세가 바뀌었다고 하루아침에 생업을 바꾸기는 어렵다. 방치되는 정원수 밭이 늘면서 마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좋았던 나무의 시절은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꽃을 미워할 수는 없다. 미워하기는커녕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오늘 한그루의 꽃을 심겠다고 나설 사람들이다. 어느 공간이든 꽃이 넘친다. 다도와 꽃꽂이는 이곳의 오래된 전통이었다. 한 송이 꽃을 보며 삶의 의미를 찾던 감성의 역사가 있다. 꽃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 화장실 창틀조차 한 송이 꽃이 자리할 정도다.   
   
요즘은 수국의 계절이다. 이곳에서는 ‘아지사이’라 부르는데 6~7월 장마철에 화려하게 피어 사람들의 특별한 사랑을 받는다. 아지사이는 칠변화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색상을 자랑한다. 품종개량으로 더 많은 색상과 모양이 가능해졌다. 덕분에 비 오는 길거리가 환해졌다. 
 
자전거 타고 구루메에 가다가 길가에 핀 수국들을 찍었다. 때로는 꽃에 이끌려 남의 정원에도 들어가기도 했다. 사람이 있을 경우는 찍겠다고 허락을 얻지만 없으면 경험상 잠시 실례를 해도 탓하지 않는다.
 
사진을 부탁해 거절하는 경우는 없었다. 마음이 열려있다. 오히려 이쪽에서 귀찮을 정도로 품종을 말하며 특징을 소개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정성들여 가꾼 자신의 꽃을 사진까지 찍어 주니 고맙다는 눈치다. 배려는 삶의 기본. 선천적으로 친절이 몸에 밴 사람들이다. 
 
꽃은 어딜 가나 눈길을 끈다. 색으로 향기로 마음을 사로잡는 대상이다. 본능적이다. 꽃이 사진의 전형적인 주제가 된 것은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꽃만 찍었다. 행복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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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준 작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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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을 깊이 알고 싶어 조기퇴직하고 백수가 됐다.

 

지인의 소개로 다누시마루 산기슭의 오두막을 거처로 정했다.

 

자전거를 벗삼아  보고 느낀 것들을 기록하며 유유자적하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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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숙

2015.06.21 03:04:41

안녕하세요. '느릿느릿' 이은숙입니다

수국만 찍으러 한번 가볼까 싶을만큼 이쁘네요~

수국이 제일 좋아하는 꽃이기도 하고요^^

내년 이맘때를 기약합니다!!

게으른꿀벌

2015.06.30 10:02:20

반갑습니다.

어딜가든 입이 벌어질만큼 이쁜 색채의 향연이 기다리고 있어요.

후회하지 않으실겁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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