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전기와 농업용수를 위한 댐이 생겨나면서 집, 학교, 시장 그리고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던 길….
이 모든 것이 물속에 잠기고 그곳에 살던 사람들은 각자 뿔뿔이 흩어져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야 했다.
그렇게 40여 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그때의 기억들은 점점 잊혀져 갔다.

 

작년부터 시작된 가뭄으로 소양댐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검붉은 흙들이 점점 더 많이 밖으로 드러나면서, 나는 수몰된 마을을 찾아 이곳저곳 수소문하고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통해 댐이 생기기 전에 마을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으로 찾아갔다.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정도의 가파르고 좁은 구불구불한 산길을 한참 지나니 몇 채의 집이 있는 아담하고 조용한 마을이 보였다.
조용하던 마을은 낯선 사람의 방문에 순식간에 개 짖는 소리로 요란해지면서, 몇몇 주민들이 밖으로 나와 내가 있는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갑작스런 방문으로 조용한 마을을 소란하게 한 미안한 마음에 차에서 내려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니, 마을주민도 함께 인사를 받아주어 마음이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그 중 산불조심 완장을 팔에 지금은 한 분이 나에게 다가왔다.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물속에 잠겨 있는 마을을 찾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이야기를 하니, 반가워하며, 물속으로 이어진 산등성이에 댐이 생기기 전에 마을과 학교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나는 제대로 찾아 왔구나 하는 기쁜 마음에 빨리 들어가 보고 싶어졌다.
장비를 챙겨 물가까지 내려가는 길이 약 300미터 정도는 되어 보였다, 스쿠버 장비를 메고 카메라 들고 물가에까지 가는 길은 내리막이라 그럭저럭 걸어 갈만 하였지만, 올라오는 길은 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가에 도착하여 나침판을 들고 수중에서 내가 가야 할 동선을 팔에 있는 수중노트에 그림과 함께 메모를 하고 입수를 하여 수중 나침판을 보며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동을 하다 보니 활짝 펼쳐진 우산 하나가 손잡이를 하늘로 향한 채 뻘에 박혀 있었다. 아마도 지난여름 이곳에 낚시하러 온 사람의 우산이 바람에 날려 물에 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속에서 보이는 우산은 온몸을 활짝 펴고 따뜻한 봄 햇살을 가득 담고 있는 듯한 모습처럼 보였다.


그 옆을 지나 좀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자 수온도 조금은 더 차가워지는 듯하고 햇빛도 점점 약해져 주변이 어두워 졌다.

수중 나침판을 보며 이동하다 보니 집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집터는 있었지만 건물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댐을 만들면서 수몰지역의 건물은 모두 철거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뻘을 뒤집어 쓰고 있는 오래된 고사목과 돌로 쌓아 만든 돌담과 큰 돌들이 가지런하게 놓여 있는 흔적들을 보니 이곳이 집이 있었던 곳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집이 있었던 자리에는 수십 년 동안 쌓인 뻘이 두껍게 쌓여 있었고, 그 위에는 민물조개들이  느릿느릿 다니며 길을 만들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물속 정적만이 가득한 이곳 마을터에서 나는….
저녁이면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사람들의 소리가 담장 너머로 들려 왔을 지금은 잊혀진 마을에서 잠시 그때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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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중문 작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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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며 주말엔 다이버로 변신한다.

CMAS master instructor

Ice diving Specialty instructor

Rescue diving  Specialty instructor

Nixtrox dving  Specialty instructor

응급처치 CPR강사

생활체육 스킨스쿠버 심판

대한핀수영협회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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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walker21

2015.06.10 15:37:11

잘 보고 있습니다 dh

rp33

2015.06.11 19:55:55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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