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의 중간 부분 수심이 얕은 지역에 작은 섬처럼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 있다.
그곳에 겨울철새인 민물가마우지가 둥지를 틀고 정착하면서 해마다 개체수의 증가로 서식지를 점점 넓혀가고 있다.
물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탓에 어부들이 쳐놓은 그물에 걸린 물고기도 빼먹고, 둥지를 틀고 있는 나무는 가마우지의 배설물로 푸르른 나뭇잎을 제대로 피어보지 못하는 등 불만의 소리도 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이 지역의 텃새로 자리매김 한 듯하다.
가마우지서식지로 수중으로 이동하여 보니, 서식지 바로 아래 지역은 수심이 약 1m 정도 되는 듯하다.
바닥에는 가마우지의 새털 및 알껍데기 등이 여기저기 널려 있어 약간은 지저분해 보였다. 그때 수면에서 하얀 무언가가 떨어지더니 물속에서 하얗게 퍼져나갔다. 마치 물감이 물에 떨어지면서 퍼져나가듯이….
그것은 가마우지의 배설물이었다. 배설물이 참 예쁘다고 생각되기는 처음이라 나도 모르게 잠깐 웃음이 났다.
물 밖의 가마우지를 보기 위해 고개를 내밀어 보니, 갑작스런 이방인의 방문에 놀란 듯 머리 위에 있던 가마우지들이 하늘로 날아오른다.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뭐지?
다시 물속으로 입수하여 옆쪽으로 이동하다 보니 바닥에 부화하지 못한 채 물속에 있는 알을 발견했다.
주변에 부하가 된 알껍데기와 부화하지 못하고 내 앞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알을 보니 왠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번에는 고개를 들어 밖을 살피는 대신, 카메라 렌즈만 물 위로 내밀고 뷰파인더를 통해 밖을 살폈다.
다행히 가마우지들이 별일 없는 듯 그대로 있다. 온몸이 까맣고 부리부분만 노란색을 띠고 있어 예쁘지도, 멋지지도, 특별하지도 않아 보이지만 살기좋은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는 가마우지들이 사람들과 사이좋게 잘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황중문 작가는
직장인이며 주말엔 다이버로 변신한다.
CMAS master instructor
Ice diving Specialty instructor
Rescue diving Specialty instructor
Nixtrox dving Specialty instructor
응급처치 CPR강사
생활체육 스킨스쿠버 심판
대한핀수영협회 심판.
사진이 물을 만났군요.^^ 잘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