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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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내시장 안 상가엔 몇몇 이용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점심때가 다가오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한가하게 느껴지는 시장의 분위기는
시장 안쪽으로 더 들어선 나에겐 고요함이 더 밀려왔다.
 
시장 안으로 들어서며 오래되고 낡은 지붕을 보면서 사진을 찍는데 상가 사장님이 다가오시더니 무얼 찍느냐며 물어보시면서 요즘은 통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고 하신다.
상가의 작은 공간 안에서 옷 수선하는 작업을 보았다. 오래된 것 같은 재봉틀과 각양각색의 수선용 실을 만나게 된다.
 
충남상회 앞을 지나치며 가는데 상가 입구에 주인의 모습이 들어간 현수막을 보았다.
상가 앞에서 머뭇머뭇 하는데 안에서
“무엇을 찾아요?”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현수막에 방송 출연한 사장님의 사진이 있어서 보게 되었습니다. 사장님은 오랫동안 장사하셨나 봐요? 몇 년이나 하신 거에요?”
“현수막에 있는데….”
“현수막에요?”
연도를 찾아 잠시 헤매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시더니
오른쪽에 보면 있다고 말씀하셨다. 과연 현수막 오른쪽에 연도가 쓰여 있었다.
43년이라는 숫자와 지난해 TV방송국에서 촬영한 날짜까지.
 
장소를 옮겨 다른 가게로 갔다.
시장 안쪽에 모래내분식 식당이 있어서 가봤다.
그곳에는 시원한 냉콩국수를 드시고 계시는 분들이 많았다.
사람들 뒤로 카메라를 들고 지나가는 나의 모습을 보시고는
“이곳에 사진촬영 하러 왔나 보다”며 “곧 없어질 테니까 기록하는 것 같다”고 말씀을 나누는 것이 들려왔다.
순간 ‘자주 찾아 와야 하는 곳이다’ 싶은 생각이 스쳤다.
낯선 곳이니 모래내시장 사람들과 앞으로 차분히 얼굴을 서로 알아 두었으면 하는 마음에 발걸음을 되돌려 식당 의자에 앉았다.
“사장님 저도 콩국수 하나 주세요!”
떡 하니 내 앞에 놓인 콩국수엔 오랜 세월 쌓인 손맛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입속에 한가득 넣고는 주변을 둘러보는데,
사방 가득 똑같은 손맛내음이 넘쳐흐른다.


 


조희철 작가는, pho03.JPG» 조희철 작가
관악구의회 사무국 홍보팀 근무 중. 
 
그냥 직장인으로 사진가의 꿈을 향해 거닐어 본다.
내가 찍은 사진은 어떤 이가 볼 때는 아주 소소할 수도 있겠다. 
모든 것을 보여주거나 표현한다기보다는 아주 작은 부분들을 촬영한다는 마음가짐에서 출발하여 서서히 확장해 가려고 한다.
매일 사진을 찍으면서 기다림을 갖게 된다. 나에게 촬영은 보이는 시선 너머를 향해서 나아가는 것이다.
연재 제목은 ’거리에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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