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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유가족이 벼슬이냐
죽은 자식으로 팔자 고치려 하냐,
이런 말보다 더 가슴을 후벼파는 건
그만 덮자
그만 잊자
그만 하자
하 지 만
아이 사진을 봅니다
아이 이름을 부릅니다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 아빠, 엄마가 할 게,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거리로 나와서 서명 받고
십자가 지고 행진하고 단식까지 합니다
유가족은 깊이 허리 숙여 말합니다
제발, 진실을 밝혀 주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꼭 안고 위로하면서 말하고 싶습니다
혼자이지 않습니다
힘내십시오
아직 그곳에는 피가 마르는 기다림이 있습니다
아직 여기에는 한이 맺히는 서러움이 있습니다
(세월호참사 491일째)
신승현 작가는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평일에는 개미처럼 일하는 회사원,
주말에는 배짱이처럼 사진놀이하고 있다.
"셔터를 누르면 사진이 찍힌다."
멋도 모르면서 혼자 카메라 들고 무작정 나섰었다.
낯선 동네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며 셔터를 눌렀댔다.
사람이 좋다. 눈과 눈 마주침이 좋다. 썰 푸는 삶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