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구호나 과격함도 없었다.
차가운 바닥에 몸뚱이로 가는 것보다
먹먹하지만 평화로운 행진을 나는 본적이 없다.
하지만,
허가받은 집회였음에도
걸어가지 않고 엎어져 갔다는 이유로
오체투지 행진은 나아갈수가 없었다.
'그대들은 가는 방법을 신고하지 않았음으로'
해산하라고
채증한다고
끊임없이 마이크 소리로 겁주고
달려들어서 짐짝처럼 들리고 끌리고 포위하고.
무서웠다, 그리고 분노했다.
보호나 인도는 바라지도 않는다.
이것은 분명 폭력적인 훼방이지 않은가.
무기를 든 것도 아니었다.
대통령을 보자는 것도 아니었다.
근처에도 '접근'하면 안되는 것인가.
슬프고 아프고 또렷해졌다.
정상이 아닐뿐더러 상식적이지도 않다.
'그러려니'하고 익숙해지지 않으리.
- 2015. 1. 비정규직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향한 오체투지에서
신승현 작가는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평일에는 개미처럼 일하는 회사원,
주말에는 배짱이처럼 사진놀이하고 있다.
"셔터를 누르면 사진이 찍힌다."
멋도 모르면서 혼자 카메라 들고 무작정 나섰었다.
낯선 동네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며 셔터를 눌렀댔다.
사람이 좋다. 눈과 눈 마주침이 좋다. 썰 푸는 삶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