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는 어색한 몸짓으로 의자에 앉았다.
하얀 수건이 몸에 둘러지고 기계가 작동되었다.
칼 끝이 지나갈 때마다 잘린 머리카락들이 휘날렸다.
윙윙, 삭둑삭둑, 순식간에.
사내의 눈빛은 비장함도 포기도 아니었다.
그것은 무어라 말 할 수 없는 ‘억장이 무너진 가슴’ 이었다.
왜 우리 아이는 곁에 없고,
왜 나는 여기에서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지,
제발 그 이유를 알려주십시오 라고 말하고 있었다.
신승현 작가는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평일에는 개미처럼 일하는 회사원,
주말에는 배짱이처럼 사진놀이하고 있다.
"셔터를 누르면 사진이 찍힌다."
멋도 모르면서 혼자 카메라 들고 무작정 나섰었다.
낯선 동네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며 셔터를 눌렀댔다.
사람이 좋다. 눈과 눈 마주침이 좋다. 썰 푸는 삶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