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현장에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그 청년 옆에 있었다.
물대포와 캡사이신을 잔뜩 맞은 청년은 태극기에 불을 붙였다.
누군가가 태우지 말라고 소리쳤고 많은 이들은 무심했다.
우르르르르르르 기자들이 떼로 몰려들어서 셔터를 눌러댔다.
다음날 언론은 대문짝만하게
태극기를 불태우는 모습을 떠들어댔고
경찰은 그를 잡겠노라고 눈에 불을 켜고 있다.
태극기를 태웠으니 국가 모독이라고 했다.
보라,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
무시무시한 폭도들이었다고
국가를 상징하는 종이 한 장
태우고 찢는 것이 '범죄'라고 한다면
진정 묻고 싶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1항 2항)
도대체 무엇입니까
그 날 은
(0418 광화문)
신승현 작가는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평일에는 개미처럼 일하는 회사원,
주말에는 배짱이처럼 사진놀이하고 있다.
"셔터 누르면 사진이 찍힌다."
멋도 모르면서 혼자 카메라 들고 무작정 나섰었다.
낯선 동네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며 셔터를 눌렀댔다.
사람이 좋다. 눈과 눈 마주침이 좋다. 썰 푸는 삶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