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형님,
만약에
내가 고아가 아니었으면
초등학교 다녔겠죠?
초등학교 1학년이라도 다녔으면
직장 다닐 수 있었겠죠?
직장 다녔으면 결혼했겠죠?
결혼했으면 지금처럼 눈 멀지 않았겠죠?
눈 멀지 않았으면 걸어다닐 수 있었겠죠?
그랬으면
이렇게 하루종일 쪽방에만 있지 않겠죠?
형님,
참 이상해요.
내 친구들은 다 죽었는데
왜 나는 죽지 않죠?
형님,
고마워요.
내 얘기 들어줘서….
형님,
나갈 때 불 좀 꺼 주세요.
김원 작가의 여시아견(如是我見)
직장인이다. 틈나는 대로 사진 작업을 한다.
쪽방촌과 기독교 수도원을 장기 작업으로 계속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할 것이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에 나오는 말이다. 사진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의미와 통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김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n.kim.5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