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땅
밖이 보고 싶습니다.
밖의 공기와 햇살이 그립습니다.
오월의 초록이 보고 싶습니다.
건물도 자동차도 거리도 보고 싶습니다.
사람도 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옵니다.
지팡이를 짚고 절며
이층 계단을 내려가다 다시 올라옵니다.
오월인데도
겨울 모자와 겨울 외투를 입어야 하는 밖이 두려워
내려가지 못합니다.
밖에 나가도
말 한마디 못할까봐 외로워
다시 올라옵니다.
여름이 와도 추울까봐
안으로 들어옵니다.
여기는 나의 쪽방,
남의 땅입니다.
김원 작가의 여시아견(如是我見)
직장인이다. 틈나는 대로 사진 작업을 한다.
쪽방촌과 기독교 수도원을 장기 작업으로 계속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할 것이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에 나오는 말이다. 사진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의미와 통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김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n.kim.5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