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컨대_산판 #73 이슬
벌목한 곳에 심은 묘목들은 꾸준히 관리 해줘야 한다. 처음 몇 년 동안은 잘 자라도록 풀베기를 해준다. 그냥 놔두면 풀과 덩굴, 맹아들에 묻혀 햇빛을 받지 못한다. 그럼 많이 죽는다.
매년 7월과 8월은 풀베기 철이다. 보통 해가 뜨는 5시경 일을 시작해 오전 11시부터 12시 사이에 끝난다.
아직 어둠이 완전히 가시기 전의 새벽에는 풀들에 이슬이 맺혀 있을 때가 잦다. 신발과 바지가 젖는다.
가붕현 작가는
“눈에 보이는 걸 종이로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하도 신기해서 찍던 시기가 있었고, 멋있고 재미있는 사진에 몰두하던
시기도 있었고, 누군가 댓글이라도 달아주고 듣기 좋은 평을 해주면 그 평에 맞는 사진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 사진가 위지(Weegee, 1899~1968)의 사진들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진들이었습니다. 지루하고 반복 되는 일상생활 속에 나와 우리의 참모습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래 촬영하다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 믿고 카메라를 들고 다닙니다. 제가 알게 될 그 참모습이 무언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