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중간에 일꾼이 더 들어오고 며칠 뒤 한 사람이 돈 안된다고 가겠다 하고는 진짜 가고 한 열흘이 더 지났다. 그 사이 끊임 없이 날씨는 우리 마음을 흔들어댔다. 오늘 일 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 못하게 되는 것이냐, 서로에게 던지는 질문들로 새벽마다 발걸음들이 우왕좌왕 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작업을 마쳤다. 모든 작업에는 끝이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마지막 작업을 마치고 산을 내려와 그간 작업한 산을 돌아봤다. 그 수많은 갈등도 얼굴 붉힘도 서로에 대한 눈치와 핀잔도 왕왕 대던 기계톱 소리도 이제는 들리지 않았고 산은 여전히 산일 뿐이었다.
갈수록 객지 일이 힘들어진다. 일은 변함이 없는데 함께 숙식하는 사람들에게 더 민감해졌다. 어떤 사람은 자기 돈으로 따로 방을 구해 살며 일만 같이 했다. 나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그 사람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