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 별, 무지개
같은 일상이지만 조금 다른 날이 있다. 장마철에 구름이 아닌 별을 본다거나 구름이 있어도 구름 사이로 무지개를 본다거나 하는. 언제 왔는지 소리 없이 산과 산 사이를 흘러가고 있는 작은 구름을 보게 되는 날도 있다. 사진으로 담고 글로 쓰면 멋있고 아름답게도 느껴지는 그런 날이다.
아직 깜깜한 어둠 속에서 산을 올라오는 동안 벌써 이슬에 바짓자락이 젖고 속옷은 땀에 젖은 채, 여기저기 떨어져 있어 스마트폰 손전등이나 랜턴을 켜지 않으면 서로 보이지 않는, 각자 날이 밝기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의 조용함은 별처럼 멋있고 아름다운 게 아니라 그냥 정서 같다. 그리고 무지개는 떴지만 정오 즈음 일 끝나고 산을 내려와 모였을 때 아무도 무지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