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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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1 주인공

 

뭘 이야기하다 그런 말이 나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산판에서 30년 넘게 일했다며 자기 말이 옳다고, 자기 말을 들어야한다고 하는 사람이 있었다. 경기도, 전라도, 경상도 등 안 가본데 없이 일했다고 했다. 그러나 일하는 기간 동안 그 사람은 스스로 자기 말을 부정했다. 어떤 사업을 몇 년 동안 했는데 망했다고, 그리고 7년 동안 또 다른 무슨 일을 했는데 그때는 이렇게 산판에서 내내 일하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는 등. 들은 말들을 계산해보니 결국 산판에서 일한 기간은 10년이 되지 않았다. 이런 주인공들이 드물지 않다. 길고 짧은 건 재봐야 안다는 옛말이 새삼 떠올랐다. 문제는 일단 일을 시작하면 매번 그런 걸 재볼 정도로 일상이 여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나 또한 다른 드라마의 주인공인 것이다.
 
 산 아래는 비교적 평평했는데 이제 경사가 조금씩 세지고 있다.

 

 

가붕현 작가는

 

“눈에 보이는 걸 종이로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하도 신기해서 찍던 시기가 있었고, 멋있고 재미있는 사진에 몰두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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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기도 있었고, 누군가 댓글이라도 달아주고 듣기 좋은 평을 해주면 그 평에 맞는 사진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 사진가 위지(Weegee, 1899~1968)의 사진들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진들이었습니다. 지루하고 반복 되는 일상생활 속에 나와 우리의 참모습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래 촬영하다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 믿고 카메라를 들고 다닙니다. 제가 알게 될 그 참모습이 무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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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관

2020.11.19 12:36:22

가붕현 작가님! 좋은 사진과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뿐만 아니라 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벌목 후 산능성이들이  벌거숭이로 드러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벌목한 자리에 수년 후 또 가 보면 건물, 학교, 연수원, 골프장, 고속도로 진입로 등등이 지어져 있더군요.우리나라는 산이 70%나 되는 산이 많은 나라 라서 저렇게 벌목을 해도 나무가 많으니 괜찮을 거야 하면서 스스로 위로를  많이 합니다. 그러나 벌거숭이 산들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 나무가 훼손되고 자연이 파괴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쓰입니다. 저렇게 벌목 후에는 그 빈자리에 다시 나무를 다시 심게 되는가요? 제가 카나다에 가 있을 때 관광안내원이 카나다에선 벌목 후 나무식재가 의무사항이라고 하더군요. 우리나라도 그런지 궁금하여서요. 70년대 초반엔 국가에서 사방공사를  참 많이하였지요. 지금은 어떻게 하는지도 궁금하구요.  

힘든 일 하시면서도  아름답고 의미있는 사진작업하시는 작가님께  성원을 보냅니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따순빛

2020.11.19 20:53:45

저도 어릴 때 70%라는 걸 배워서 내내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산이 70%인지 숲이 70%인지 정확히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산은 '산'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면적이 달라질 것인데 비탈 각도나 주변 지형 대비 높이 등에 따라 논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떻든 산은 엄청 많은 것 같습니다. 문제는 산이 아니라 숲일 겁니다. 송영관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대상도 숲인 것 같습니다. 숲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은 70%가 아니라 60% 초반대라고 2~3년 전에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도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도심의 녹지나 가로수 등을 포함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아무래도 숲이 줄어드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도시가 확장되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각종 명목의 산업단지가 산을 깍아 조성되고 골프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공사보다는 단위 규모는 작지만 전원주택 등 각종 명목의 시설들이 산을 깍거나 숲을 제거해 만들어집니다. 그 모든 공사의 첫번째 작업은 대부분 벌목입니다. 저 한 개인만으로도 올해, 골프장부지, 산업공단 확장, 도심 개천 정비, 목장용 초지 조성 등의 목적을 가진 공사에 벌목 작업을 했습니다. 전부 법을 준수한 사업들이었습니다.

그린벨트가 점점 해제된 과정은 뉴스를 통해 많이 나왔었습니다.


많은 국민들에게는 '경관'이 문제일 겁니다. 경관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사유지'문제와 필연적으로 결부되기 때문에 경관을 유지하려면 아주 아주 복잡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사실상 헌법을 고치지 않는 한 불가능합니다.


우리나라도 벌목을 하면 나무를 심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나무와 숲이 대상은 아닙니다. 농지와 비슷한 것으로 압니다. 여하튼 벌목을 하면 조림을 하고 풀베기, 어린나무가꾸기, 솎아베기 등 숲가꾸기 사업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30~40년 되면 또 벌목을 허가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른바 임업입니다.


우리나라 숲의 특징은 대부분 70년대 80년대 조림한 몇몇 수종(대표적으로 소나무, 잣나무, 낙엽송 등)이라고 합니다. 전국 대부분의 나무들이 나이대가 큰 차이 없다는 겁니다. 즉 수령이 비슷하다는 겁니다. 생육환경에 따라 조금 차이는 나겠지만 나중에 비슷한 시기에 다 노쇠해진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균형 있는 수령(나이 분포)을 위해서 몇 년 전부터 당초 벌목허가를 조금 완화해서 사유림의 경우 조금 일찍 벌목해도 된다고 규정이 바뀌었습니다. 40년 되어야 벌목허가가 나왔던 것이 5년 10년 앞당겨 벌목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숲을 보전하는 경우는, 국립공원, 자연휴양림, 각종 보안림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도 사유지가 끼어 있으면 숲이 위태로워지는 게 현실입니다. 이쪽의 경우도 문제가 아주 아주 복잡합니다.


이건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경관의 문제 말고도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질 시기부터는 이른 아침에 마을 근처 산을 등산하는 건 피해야 합니다. 요즘 화목난로를 많이 쓰기 때문에 그 연기가 꼭 안개처럼 있습니다. 호흡을 자주 깊이 하게 되는 등산 시 주의하지 않으면 그 연기를 마시게 됩니다. 요즘 산골짜기 마다 이런 연기로 뿌연 곳이 참 많습니다. 잘 살피고 등산을 해야 합니다.


_ 즉석에서 그냥 쓰다 보니 정말 두서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보다 정확하고 현재의 정책에 대해서는 산림청 홈페이지의 정책과 관련 법령을 참고하시기를 바랍니다.

송영관

2020.11.19 21:09:14

좋은 설명 잘 들었습니다. 새벽산행 유의하라는 점, 더욱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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